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거쳐 가는 장소’가 아닌 ‘머물면서 즐기는 공간’으로 전환해 세계 최고 공항의 명성을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조종사는 공사 9대 사장인 김경욱 사장이다. 자타공인 혁신 전문가로 선임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은 김 사장은 취임 후 공사의 재도약을 위한 비전과 로드맵을 빠르게 내놓으며 공사 안팎의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출입국 공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머물고,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양한 스마트 기술, 문화예술 콘텐츠 등을 접목해 사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 세계 최고 공항의 이정표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게 김 사장의 전략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공항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았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he is … 서울대 경제학과 /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 행정고시 33회 합격 / 2017.9~2018.4 새만금개발청 차장 / 2018.4~12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 실장 / 2018.12~2019.5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 실장 / 2019.5~12 국토교통부 제2차관 / 2021.2~제9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現)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그간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소회를 전한다면. 지난해 2월 취임했으니 딱 1년이 지났다. 새삼 시간이 빠름을 느낀다. 코로나 사태로 초유의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또 크고 작은 대내외 문제로 조직이 많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수장의 역할을 맡다 보니 아무래도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소회라고 한다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뒤돌아봤을 때, 취임하면서 현안으로 삼았던 조직 안정화, 미래 비전 제시, 중장기적 성과 창출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재도약 기반 마련이 차츰 눈에 보이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흑자로 전환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그래도 중장기적으로 공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 점은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시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 1년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들을 구상하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방향을 다져나갔던 시간이었다.  구체적으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과감한 혁신’을 강조하며 4대 혁신과제, 즉 안전 최우선, 공항서비스 혁신, 미래성장 주도, 인재육성을 제시하며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요회복 시점에서의 본격화되는 경쟁 준비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와 함께 개항 20주년을 맞아 ‘비전 2030+’을 선포하고 공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최근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른 ESG경영 실천을 위한 ‘ESG 경영혁신 선포식’도 빼놓을 수 없는데, 공사는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공사가 올해로 23년 됐다. 사람도 23년이 되면 제2의 인생 준비를 하지 않나. 이제부터는 공사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을 재설정할 때다. 특히나 DT로 대변되는 기술의 진보로 산업현장의 변화가 거센 상황으로 이에 맞춰 공사의 사업 모델도 전환이 필요하다. 국민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챙겨나갈 계획이다. 올해 역점을 두는 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무엇보다 지금의 적자 상황을 빠르게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 이후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으로 올 연말까지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참고로, 2019년의 50% 정도 수준으로 회복이 되면 어느 정도 수지균형이 맞는다. 구체적으로 올해 안에 적자 행진을 멈추고 다시 수지균형 내지는 소폭의 흑자를 내는 상황까지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 부분이 계획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행이 재개됐을 때를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 올해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올해를 지난해 선포한 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원년으로 삼고 있어, 부문별 목표 즉 저탄소 친환경 공항 구현(E), 사회적책임경영 강화(S),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G)이라는 목표에 맞춰 필요한 단계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특히 모든 영역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중장기 목표 실현에 필요한 혁신 동력을 강화하고 노동이사제의 선제적 도입으로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결점 공항운영이 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스마트방역 모바일 서비스 출시, 코로나 검사센터 1개소 추가(T2)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인프라 확충을 통해 안전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이후 유연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실제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선 빠지지 않고 유연한 조직이 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등 세계 최정상에 섰던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시장의 변화, 기술의 변화에 빨리 대응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빨리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문화가 경직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여전히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에는 하나같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열려 있는 기업문화가 있다. 구글이 창업 10년 만에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자율과 창의로 대표되는 구글 특유의 기업문화가 크게 한몫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조적인 문제로 막히는 일이 없도록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또 이의 일환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서도 부단히 힘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비교적 빠르게 조직이 안정화되었다는 평이다. 조직 운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라는 것은 단순히 몇 가지 활동, 이벤트를 통해서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상호간 존중을 기초로 의견을 교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지속할 때 생기는 것인데, 이런 차원에서 취임 이후 줄곧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하는 것이 신뢰 구축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인데, CEO와 함께 하는 소통&공감 토크, CEO와 함께 하는 정책간담회, 온(溫)소리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직급별, 분야별로 시리즈 대화를 지속하면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고, 특히 보다 심도 있게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익명으로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익명 토론게시판(B.T.S 게시판) 및 인사·조직 등 주제별 토론게시판(인.싸이다 게시판)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갑니다’라는 ‘신비전 2030+’를 선포했다. 설명을 덧붙인다면.  공항은 단순히 사람이 이동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모이고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곳으로 즉, 보다 많은 사람, 보다 다양한 문화가 공항에서 서로 교류하며 어울리게 만드는 곳이 되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갑니다’라는 ‘비전 2030+’를 선포한 것인데 여기서 ‘사람’은 ‘라이프(Life)’로, 즉 삶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중심의 공항을 만들자는 의미다.  ‘문화(Culture)’는 허브 그 이상의 문화 네트워크를 통한 품격 있는 공항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공항이라는 특별한 입지적 조건을 활용해 다채로운 예술을 접목한 공항 및 주변 지역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마지막 ‘미래(Future)’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미래 공항이라는 의미다. 인천공항에서 첨단 기술의 놀라움을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로운 비전을 세운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Airport Service Quality)’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공항이다. 12년 연속 1위는 전 세계 공항을 통틀어 유일무이한 대기록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이 같은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일괄 설계 즉, 공항 설계 당시 최신의 기술, 인프라를 모두 적용한 것이 크게 한몫했다. 즉, 여타 공항들과 확연히 구별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 있어 최신 기술, 인프라 등을 적용해 이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은 시설 면에서 우리 공항보다 앞서는 초대형 공항이 속속 생겨나는 상황이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제 단순히 편리한, 시설이 좋은 공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사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 문화예술 콘텐츠 등을 접목해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세계 최고 공항의 명성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요컨대 다른 공항들과 구별되는 이른바 ‘격’을 높이는 차원으로, ESG 경영에 앞장서는 것도 결국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앞으로 인천공항은 ‘관문이나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전초 기지이자 글로벌 문화예술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다.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범지구적으로 친환경 노력, 사회적 가치 창출,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 가치가 기업 경영의 필수가 되었다. 공사는 지난해 6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분야에서 경영목표를 수립해 세계 최고의 ESG 허브로 도약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저탄소 친환경 공항 구현(E)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S)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G)을 경영목표로 삼고 경영 패러다임을 ESG로 본격 전환할 계획인데, 공사는 올해를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먼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2040년까지 RE100 실현, 수소 비행기 인프라 구축, 전기/수소 충전소 확충 등 에너지 소비에서 에너지 자립공항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사회 측면에서는 공항산업 활성화, 신개념 경제권 개발 등으로 2030년까지 신규 일자리 12만명 창출 등 사람중심의 사회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항공산업 분야 고용유지 및 산업 생태계 지속 발전을 위해 공항시설 사용료/임대료 감면 등 전폭적인 지원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2025년까지 종합 청렴도 1등급 달성 등 투명공정한 지배구조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했는데, 조직 운영 방향이 궁금하다. 코로나 장기화에 더해 4차 산업혁명으로 요약 가능한 기술의 진보, 여기에 항공사 M&A까지 항공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래 인천공항 운영의 향방을 결정해야 할 골든타임으로, 이전의 분산형 조직 구조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종전 6본부 2실 체계에서 5본부(경영/운영/인프라/미래사업/안전보안)로 통합, 본부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함으로써 변화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특히 총괄부사장제를 도입, 기존 부사장 겸 경영본부장 직위를 분리해 겸직 직위의 역할 과중 문제를 해소하고 총괄적 의사결정 기능을 보강한 구조로 만들었다. 또 공항 전문가로서 다양한 분야의 업무 수행이 가능한 역량을 갖춘 관리자 양성을 위해 사무·기술 핵심 보직 상호 교차 인사를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향후 사무·기술 간 교차인사 확대 및 일근·교대 간 순환 등 공항 내 다양한 직무의 순환근무 경험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공항전문가로서 역량 개발 기회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조직 운영 방향은 신비전 전략달성형 조직 운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미래 공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개인적인 질문이 될 것 같다. 국토부 차관에 이어 지금의 공사 수장까지, 지난 이력을 보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도전하고 성취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그 힘의 원천을 전한다면.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기본을 지키려 노력했다. 결국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맡은 바 업무를 완벽히 해내려는 자세인 성실함, 책임감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 덧붙인다면, 새로운 업무나 환경이 주어졌을 때 주저하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시험해 보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고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소통했기에 오늘의 자리가 가능하다고 본다. 리더십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시대 필요한 리더십을 이야기한다면. 선택과 집중을 전제로 혁신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위기가 오면 안정적인 기업일수록 관리형 리더십이 많이 나타난다. 지금의 안위를 지키려는 본능적 반응이다. 그러나 수비형 리더십하에서 조직은 정체된다. 구성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복지부동하게 되는 까닭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혁신이다. 혁신적인 리더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리더가 필요하다.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러한 관점에서 리더의 덕목으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사람(잠재력)을 알아보는 눈이며 다른 하나는 미래를 보는 눈이다. 인사를 통해 인재를 알아보고 육성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경영할 수 있다면 어려운 시기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로 ‘생존’이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다. (본지의 독자인 경영자, 인사담당자에게) 어려운 시기에 생존하는, 나아가 승자가 되는 길에 대해 조언한다면.  코로나 사태는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올 하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위기 상황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나면 자연히 이전의 상태로 원상 복귀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트렌드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를 대비하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급변하는 기술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새로운 변화는 누군가에게 위기가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과 기업만이 다양한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결국 경쟁력은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현재의 준비와 예측이 미래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으로 공사도 4차 산업혁명 선도, 사람과 환경 중심 경영, 공항 경제권 육성, 문화예술 공항 등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방향 전환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국민 경제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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