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인사관리협회(SHRM)은 채용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잡바이트(Jobvite)가 미국 내 800명 채용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2022년 채용 동향을 예측하였다. 설문 결과는 ‘2021 Recruiter Nation Report’ 제목의 리포트에서 자세히 소개되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참가자의 64%가 향후 6~12개월 동안 채용 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이다. 왜 미국 기업은 채용 예산을 늘리려는 것일까? 이유는 현재 필요한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고, 당장 채용에 투자하지 않으면 비즈니스에 심각한 손실을 가져온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본질에는 2021년부터 시작된 직장인 퇴사 현상, 즉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대사퇴 시대’는 미국 Texas A&M 대학 경영학과 교수인 안토니 클로츠(Anthony Klotz)가 만든 신조어인데 이제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주 들리는 보편적 단어가 되었다. 실제 미국에서 퇴사 열풍은 진행 중이다. 작년 4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퇴사 현상으로 매월 4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구인 및 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작년 9월에는 436만명이 자발적으로 퇴사했으며, 11월에는 자발적 퇴직자수가 453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었다. 거대한 퇴사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경기 불황이 회복되면서 기업의 인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노동 시장에 커다란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었고, 기업들의 인력 쟁탈전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다. 최근 HR 리서치 전문업체인 맥리언앤컴페니(McLean & Company)가 826명의 비즈니스와 HR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할 설문 조사에서 2022년 HR은 채용 활동에 25% 이상의 시간을 소요할 것이라는 답변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럼 미국 기업은 채용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할까?

Recruitment에서 Talent Acquisition(TA)으로 최근 들어 미국 기업은 HR 채용 기능에 대해 ‘Recruitment’보다는 ‘Talent Acquisition(TA)’이란 표현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에 조직명도 Recruiting Team보다는 TA Team으로, 채용 담당자도 Recuiter보다는 TA Professional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인재 확보’로 해석되는 ‘Talent Acquisition’과 말 그대로 채용을 의미하는 ‘Recruitment’의 차이는 무엇일까?  글로벌 채용 솔루션 업체인 iCIMS는 두 개념은 채용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둘 다 우수한 사람을 조직 내에 끌어오려는 목적은 같다. 하지만 Recruitment는 단기간에 공석을 채우는 활동으로 한정되지만, TA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연속성을 가지고 접근한다. 일주일 휴가로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보자.  Recruitment는 전날 여행 목적지를 찾고 바로 짐을 싸는 방식이지만, TA는 몇 달 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고 목적지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일주일 전부터 짐을 싸는 방식이다. 만약 두 사람이 같은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누구의 휴가가 만족과 내실이 크고, 후회와 실수를 줄이는 여행이 되었을까? 아주 높은 확률로 TA 방식으로 접근한 여행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채용이 TA로, 채용 담당자는 TA Professional로 혁신할 수 있을까? 아래 4가지 채용 전략과 변화 방향을 이해하고 인재 확보 방식에 반영할 것을 제안한다. 1) 퇴사 이유를 통해 유인 전략을 개발하라! 지난해 8월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발행하는 <McKinsey Quarterly>에서는 “Great Attrition’ or ‘Great Attraction’? The choice is yours (대퇴사 혹은 대유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라는 제목의 아티클을 통해 미국 기업 퇴사 이슈를 다루었다. 애론 디 스메트(Aaron De Smet) 등 4명의 맥킨지 컨설턴트가 작성한 글에서 저자들은 직원이 떠나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퇴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퇴사 이유를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퇴사를 유인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너무나 당연한 주장이지만 저자들은 현실에서는 기업과 구성원이 가진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맥킨지는 설문 조사를 통해 고위 임원들에게 왜 직원이 떠나는지 물었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세 가지 주요 이유는 보상(Compensation),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 Work-life balance), 그리고 건강 이슈(Poor physical and emotional health)였다. 반대로 직원 입장에서 세 가지 주요 퇴사 이유는 조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상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그리고 소속감(Sense of elonging at work)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저자들은 이러한 인식 차이를 그래프로 보여주었는데, [그림 1]의 X축은 기업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인들이고, Y축은 직원의 관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들이다. 워라벨, 관리하기 어려운 업무량(Unmanageable workload), 일에 몰두한다는 느낌(Feel engaged y work), 가족 케어(Care for family) 등은 기업이나 직원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이다. 이들 요인은 양쪽 모두 중요도에 대한 이해가 유사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은 분야로 해석된다. 문제는 직원은 매우 혹은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들이다. 앞서 언급한 직원 입장에서 세 가지 주요 퇴사 사유와 진급에 대한 가능성(Potential for advancement), 유연한 업무 일정(Flexible work schedule) 등은 직원들은 매우 중요하게 여겼지만 기업은 그 정도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요인들로 나타났다. Talent Acquisition 전문가들은 바로 이러한 요인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차별적 인재 영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 2)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라! 소셜 리크루팅(Social Recruiting)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채용 활동을 의미한다. 링크드인을 통해 채용대상자를 찾거나, 페이스북을 통해 구직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트위터를 통해서 채용공고 사이트를 트윗하거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원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를 통해 회사 행사 비디오를 공유하는 활동들이 모두 소셜 리크루팅에 해당한다. 인재 확보에 있어서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은 MZ 세대의 부상과 더불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Jobvite의 ‘2021 Recruiter Nation Report’에 따르면 설문 참가자들의 51%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채용 예산이 가장 많이 투입될 분야로 소셜 미디어를 선정했다. 이는 2018년에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41%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한편 ‘2021 Recruiter Nation Report’에서는 미국 기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 리쿠르팅 채널 순위를 발표했는데, 페이스북(68%), 링크드인(65%), 트위터(48%), 인스타그램(46%), 유튜브(35%)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스냅챗이나 틱톡도 채용과 관련해서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채널로 부각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은 MZ 세대에 속하는 채용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채널로 나타났다. 이를 해석하면 쇼설 리쿠르팅 전략을 세울 때 타겟 집단, 특히 세대별로 접근하는 채널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우수한 지원자를 찾는 채널, 즉 인재 소싱과 관련해서는 링크드인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 참조).

3) Automation & AI Technology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라! 미국 기업에서 Talent Acquisition의 핵심 세 가지 KPI는 ‘qualityof-hire(인재 우수성)’ ‘time-to-hire(고용 시간)’ ‘cost-of-hire(고용 비용)’이다. 우수한 인재를 적은 비용으로 가장 신속하게 채용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Talent Acquisition에 투입된 자원, 특히 TA Professional의 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다양한 기술이 채용 분야에서 채택되고 있다. 특히 자동화된 텍스팅(Automated texting)과 챗봇(Chatbot)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앞서 Jobvite의 조사에 따르면 60%의 TAProfessional이 자동화된 텍스팅을 통해 지원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51%는 챗봇을 채용 과정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술도 Talent Acquisition 프로세스에서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그림 3]은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여 채용 과정에서 AI가 사용되는 분야를 보여주는데, AI를 사용하는 기업이 1년 사이에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채용 사이트에서 적합한 직무 추천 알고리즘을 운영하거나, 직무 기술서를 추천하거나, 자동화된 메시지를 가지고 지원자를 분류하는 작업 등에 AI 사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 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를 실천하라!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의미하는 DEI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기업 HR 주요 토픽에서 자주 등장하는 분야이다. 기업에서 DEI를 높이는데 Talent Acquisition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인종, 성별, 세대, 전공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인력이 뽑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TA 전문가는 DEI 전략을 명확히 이해하고 인재 Pool의 다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DEI가 높아지면 채용 효과성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HR 리서치 기업인 Workplace Intelligence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70%가 DEI에 노력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결국 DEI가 향상되면서 구직자의 관심과 확대로 지원자 Pool이 많아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인력이 선발되면서 다시 DEI를 높이는 선순환이 구축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 DEI를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성별 중립적 언어(Gender Neutral Language)’ 사용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분야가 채용 공고문이다. 가령 특정 성별을 명확히 하는 ‘he’ ‘she’ ‘man’ 등의 대명사 사용을 피하거나(예를 들어 Busineeman을 Business person으로), 지나치게 남성성이나 여성성을 나타내는 단어를 직무 공고에서 보다 성별 중립적인 단어로 교체하려는 노력이다. 영어 단어에서 ‘aggressive’ ‘competitive’ ‘confiendent’ 등은 남성성이 강한 반면에 ‘thoughtful’ ‘dependable’ ‘multi-tasking’은 보다 여성적으로 인식된다. 최근 링크드인 조사에 따르면 채용 공고에서 ‘aggessive’라는 단어를 사용한 경우 여성 지원자의 44%와 남성 지원자의 33%가 지원을 단념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글로벌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의 한 사업부의 채용 공고에서 ‘aggessive’라는 단어를 삭제했을 때 여성 지원자가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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