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요즘 사람 뽑기 힘들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또한 채용공고는 어디에 올리는 게 효과적인지,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채용을 진행하는지 등 달라진 채용 환경에 방향을 묻는 글들이 많다. 근래 인사담당자들이 이처럼 힘들어하는 이유는 이전처럼 충분한 지원자를 확보하지 못해서이다. 여기서는 2022년 우리 기업들이 마주한 채용 환경과 함께 앞으로 채용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개선 방향에 대해 살펴보겠다.

수시채용 확대 2022년을 강타하고 있는 채용 트렌드는 단연 ‘수시채용’이다. 대기업의 정기공채 폐지 소식은 이미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2021년 사람인의 조사에 의하면 78.7%의 기업이 수시채용만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에 비해 채용공고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도 대규모 정기공채가 수시채용으로 가파르게 분할 시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단순히 수시채용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최근 출간된 『채용트렌드 2022』의 저자인 윤영돈 소장은 채용공고에서 상시공고 즉, 마감일이 없는 채용공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눈썰미 좋은 분석의견을 내놓았다. 이제 기업은 때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인재를 찾을 뿐만 아니라 찾을 때까지 멈추지도 않는다. 수시채용의 확산은 채용공고의 내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채용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2021년 12월 한 경제지의 기사 제목은 “요새 누가 신입 뽑나”였다 최근 2년 새 경력채용이 신입보다 2배 높게 나타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수시채용은 당연히 즉시 가용 가능한 경력직 위주로, 신입들은 직업시장에 진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문제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000년대 진입기를 채워주던 70년대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서서히 은퇴를 준비하기 시작하는 때가 되었고, 80년대생은 이미 대기업의 임원이 되기 시작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는 벌써 관리자의 지위를 차지하고 더이상 실무자에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고령자의 조기 은퇴로 미국이 인력난을 겪는다는 기사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간 계속되는 경력자 위주의 채용은 신입의 진입을 막고 새로운 경력자는 충분하게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신입은 피하고 경력실무자는 줄어드는 이때에 모두가 경력채용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채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인구절벽이 예고된 미래인 것과 같이 취준생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다만 경력직 위주의 채용으로 도통 오르지 못하고 있는 대졸 취업율이 인재자원의 감소를 가리고 있을 뿐 머지않아 격하게 마주하게 될 현실인 것 또한 틀림없다. 대표적인 채용포털 한 곳에만 채용공고를 올리면 충분한 지원자들이 넘쳐나는 시대는 끝났다. 채용공고를 어디에 추가로 올려야 할지, 추천의뢰는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인사담당자들의 모임에 수시로 올라올 수밖에 없다. 좋은 채용을 위한 노력  현재의 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하는 과제는 충분한 지원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경력직 채용의 경우 채용공고를 노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지원자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렵다. 채용 포털 사람인 등이 기존에 선불형 유료채용공고 서비스에서 벗어나 인재를 추천하고 채용되면 비용을 청구하는 채용확정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원자들이 모집된 숫자가 아닌 인재확보 자체를 서비스 목표로 확대한 것이다. 채용공고를 노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지원하고 싶은 회사로 보여지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채용공고 서식을 벗어나 함께 꿈꾸는 비전과, 함께 일하는 동료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을 통해 고용브랜드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용브랜드와 관한 흔한 이야기들은 접어두고 딱 한 마디만 하자면,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제 더이상 평생직장이란 없다는 것이다. 평생 직원을 기대하지 말고 지금의 필요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다음 함께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 맞다. 두 번째, 인턴 검증을 통한 신입 채용의 확대이다. 산업의 급격한 디지털화에 따라 IT인재들의 몸값이 치솟고 인재가뭄, 인재기근에 몸살을 겪던 기업들이 결국 신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더이상 경력직에만 목을 늘어뜨리고 기다릴 순 없으니 똘똘한 신입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지난 2월 사람인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65.4%로, 전년 47.3% 대비 18.1% 증가했다. 대기업의 경우 70.6%가 신입사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고, 중소기업은 64.6%다. 채용방식은 '수시채용'이 68.7%로 대세였고 '공채, 수시 모두'(22.2%) 진행한다는 경우까지 제외하면 공채만 진행하는 것은 10%미만(9.1%) 이었다. 경력직 위주에서 신입채용으로 다시 시야를 넓힌 것은 절벽으로 치닫는 채용 트렌드에 안타까워하던 현실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턴제도를 통해 인재를 채용한 기업은 무려 54.6%로 전년 대비 7.7%나 증가했다고 한다. 신입채용에서 우려될 수 있는 실무 현장에서 검증이 부족한 부분은 인턴기간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세 번째, 직원의 커리어 빌드업을 고려해야 한다. 똘똘한 신입을 유인할 비책을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필자는 '커리어 포트폴리오'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세대들에게 커리어는 한 직장에서 성장하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처럼 하나씩 경험하며 쌓아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이직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지원자에게 또 직원에게 어떠한 커리어 패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착한경영연구소 김용진 대표는 한 강연에서 '회사가 직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성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에 대한 좋은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 주는 것이야말로 MZ세대들에게 필요한 복지가 될 것이고 최고의 유인책이 될 것이다. 신입과 경력직 모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우리 회사가 커리어 빌드업 플레이스로 가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2017년부터 '빅데이터 AI 매칭 취업플랫폼'이라 주장하던 사람인이 최근 커리어 테크플랫폼을 표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치며 언제나 그렇듯 인재는 늘 부족하다. 경력직에만 집착하다 보면 채용은 오랫동안 어려울 수 있다. 공고하나 올려놓고 찾아오는 지원자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상황이 변하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  몇 해 전 지방의 경제인단체 회장님께서 “요새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라고 꾸짖듯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속으로 '헝그리하지 않은데 어떻게 헝그리정신을 갖나요'라고 되묻고 싶었다. 모두 다 옛날얘기다 '헝그리정신, 주인의식, 평생직장'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아직도 그리워하는 분들을 보면 지금의 어려움이 계속될 거란 걱정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은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꿈을 좇아 바리스타가 되는 시대이다. 즉, 자기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중요한 시대로, 성장의 길을 준비하고 직원의 성장을 통해 회사가 성장하는 동반성장을 꿈꿀 수 있다면 정말 좋은 회사, 모두가 일하고 싶은 회사,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회사가 되지 않을까. 기업과 인재가 서로의 꿈을 통해 멋지게 만나는 채용을 꿈꾸어 본다. 언제나 그렇듯 기업엔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는 꿈을 펼칠 일자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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