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회자되고 있는 ESG 경영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뿌리를 두고 발전한 모델로,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이를 실행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기 나누고자 하는 내용은 실상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 HR이 어떠한 부분에서 ESG 경영과 맞닿아 있는지 하이네켄 코리아의 사례를 통해 공유해 보겠다. 하이네켄 글로벌은 이미 몇 해 전 ESG와 유사한 형태의 ESR(Brew A Better World : Environmental-Social-Responsible) 헌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하이네켄 코리아가 어떻게 ESG를 실행해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Environment :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은 회사와 직원이 함께 갑작스레 추워진 최근 날씨를 접하며 ‘지구가 많이 아파서 가을도 건너뛰고 바로 겨울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긍정적 효과 가운데 지구의 대기 오염 지수가 낮아져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특정 기업, 특정 나라만 앞장서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인이라면 이제 누구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최근 많은 기업이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이네켄 코리아도 마찬가지로, 다만 여느 기업과 다른 점은 회사가 대외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부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환경부와 함께 진행되었던 ‘페트라떼 캠페인’(투명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수거하는 캠페인)에는 많은 직원이 직접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 배출하는 영상과 사진을 사내 SNS에 게시하는 등 캠페인에 적극 참여했다.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페트병을 재생하여 만든 하이네켄 한정판 업사이클링 티셔츠를 지급하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환경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는 회사에 소속된 것에 큰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이의 연장선으로 올 초에는 환경부가 진행한 ‘고고챌린지’(생활 속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를 거부하)고, (해야 할 한 가지 실천을 하)고’에서 따온 말로, 환경부가 2021년 1월 4일부터 시작한 캠페인)에도 참여, 실제 사내 종이컵 사용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전직원에게 하이네켄 머그컵을 지급했다. 하이네켄 코리아에서 이제 종이컵이나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에는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직원들이 일상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다회용기, 텀블러, 장바구니 등을 사용하며 용기내 챌린지를 실천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이 회사 밖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어찌 보면 HR 부문이 ESG 가치를 실천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Social : 직원의 안전을 통한 가정과 사회의 안정 추구 회사의 직원들은 회사의 구성원일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직원들에게 어떠한 문화나 근무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결국 회사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로 연결된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네켄 코리아는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2020년 2월 23일부터 현재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2020년 1월과 2월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또 2020년에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많은 것을 계획해뒀던 터라 전직원 재택근무 전환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하지만 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하이네켄의 가치에 입각해 경영진은 과감하게 재택근무를 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오피스 복귀와 재택근무 지속, 하이브리드 근무 등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네켄 코리아는 완고한 하나의 원칙을 고집한다. “직원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로 실제 지난 1년 8개월 동안 회사에 채 5번도 안 나온 직원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느끼는 안전감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그 판단은 철저히 직원에게 맡긴다. HR 부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직원들에게 어떻게 소속감을 유지하고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직원들의 안전과 환경을 중요시한 덕에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Governance :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를 통한 투명성과 형평성 제고 몇 달 전 <월간 인재경영>에 소개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HR 관점에서의 Governance는 가장 크게는 포용(Inclusive)할 수 있는 조직문화, 투명한 소통(Transparency)과 모두에게 부여되는 균등한 기회의 부여(Provide Equal Opportunity)라고 생각한다. 이는 하이네켄의 I&D 모듈의 제목들이기도 하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주저함 없이 제안할 수 있는 환경에 집중한다. 분기별 타운홀의 경우에도 젬보드를 활용한 질문들을 통해 지사장과 각 부문 임원들이 올라온 질문에 대해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한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적극 제시하고 실행한다. 최근 가장 재미있었던 케이스가 바로 요즘 전세계가 열광하는 오징어 게임과 관련 있다. 하이네켄 코리아 마케팅팀의 직원이 오징어 게임(※주의 : 스포 있음)에서 착안하여 낸 아이디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 까지 전달되어 현재는 글로벌 하이네켄 인스타그램 사이트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부족한 회사는 이렇듯 재미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혹시나 얘기했다가 거절당하면 어쩌지?’, ‘아 이런 아이디어를 얘기해도 괜찮을까?’하는 걱정으로 그냥 혼자만의 생각으로 머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이네켄 코리아는 이렇듯 막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WPC(Work Place Council), 주니어 보드와 사내 SNS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HR 부문의 역할이 중요한데, HR은 이러한 소통 창구들이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  ESG와 관련하여 HR 부문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서두에서도 얘기했듯 ESG는 어느날 새롭게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며, 정답과 오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회사 내에서 고민해봤던, 또는 이미 실행하고 있는 내용들이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그 내용의 형태가 변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이네켄 코리아의 ESG도 역시나 진화와 변화를 가져가는 과정에 있다. 중요한 것은 initiative의 가지 수가 아니라 얼마만큼 회사가 영위하는 비즈니스 니즈와 SPECIAL REPORT ESG 경영을 위한 HR 전략추구하는 문화에 맞는 ESG 아젠다들을 HR이 적절히 운영해 가느냐인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ESG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HR의 노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직원들의 마인드 셋 변화와 HR주도가 아닌, 직원들의 참여가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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