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공항서비스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또 한번 도약을 위한 혁신에 나서고 있다. 개항 20주년을 맞이해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갑니다.”는 내용의 ‘신버전 2030+’을 내놓은 것으로, 공항을 단순히 이동을 위해 거쳐 가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과 기술, 문화가 만나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세상의 속도,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기관으로 다시 한번 발돋움하겠다는 것으로, 공사의 HR 전반을 책임지는 ESG경영실에서도 이러한 전략에 맞춰 시대 요구에 답하는 HR을 구현하기 위해 분주하다.  최민아 ESG경영실장을 만나 올해 공사 HR 부문의 주요 현안 및 2022년 계획을 들었다.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환경과 더불어 HR 부문이 주안을 두었던 부분을 말해 달라.  코로나 시국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마도 전 공공기관을 통틀어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고 있는 기관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아닐까 싶다. HR 부문도 전례 없는 큰 위기 속에 있는데, 당연히 채용 중단 또는 채용규모를 크게 줄이는 등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음에도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있기에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여객이 95% 이상 주는 등 매출액이 급감하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임에도 공항분야 관련업체의 고용유지 등을 위해 1조 8천억 원이라는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올 초 새롭게 출범한 경영진의 비전 “사람과 문화를 이어 미래로 나아갑니다.”와 그대로 맞닿아 있는 것으로, 실제 공사는 미래공항을 구축하는 사업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내부적으로 올해 채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인력 충원은 하고 말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올해 HR 부문이 주안을 두고 있는 부분 역시 경영진의 새로운 전략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여 슬림화하고(6본부→5본부로 통폐합) 부사장 중심의 대내외 현안조정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터미널운영과 운항서비스 통합, 안전조직을 강화(실→본부)하는 데 있다. 이와 함께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도 사무-기술직간 순환 인사를 진행 중인데, 먼저 팀장 보직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고 내년 초 정기인사에는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공항은 약 30% 인력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여 주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교대근무와 관련하여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직원들의 전문가 역량 인증/관리체계 및 인사평가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인사운영혁신 TF를 구성해 변화를 추진 중에 있다.  코로나19로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많았을 줄 안다.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국가 핵심 시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직원들이 격리되거나 확진되었을 때에도 공항의 필수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3부제 등 밀집도 완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지난해에는 재택근무에 대한 준비를 다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업무시스템과 자료에 접근하고, 연속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업무망 가상화(I-Cloud) 시스템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있는 공항 관계자, 항공업계 업무 파트너들과 시공간에 제약 없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화상회의 서비스(BODA) 등 다양한 언택트 도구를 활용해 큰 어려움 없이 재택근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약 6천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바탐항나딤공항 PPP(민관 합작투자) 사업을 수주하는 등 끊임없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변화가 큰 부분은 임직원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19 유행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개인이 일상에서도 직장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기에 인천국제공항이 우리나라의 관문으로서 무중단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과반을 넘는 MZ세대의 업무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공사의 노력을 말해 달라.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사의 인력 구성 절반 이상이 MZ세대다. 특히, 조직 내 허리역할을 담당하는 4급 직원의 80%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로, 공사는 이들의 업무 몰입과 성과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HR 제도를 고민하고 있다. 과거에는 조직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MZ세대는 조직보다 개인이 우선이다. 실제 개인의 성장이 보장돼 있을 때 큰 성과가 나오는 특징이 있는데, 공사는 이러한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동기부여 차원의 장•단기 교육파견, 유학휴직, 자율연수휴직 등 제도를 활용하고 넓혀가는 추세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개발계획(Career Development Planning)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직위 공모제를 운영 중이다. 해외사업파견, 프로젝트팀 직위 공모를 통해 경력개발 확장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원 스스로 일의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놀라운 점은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공모자가 많다는 점이다. 팀장 공모 부분은 관리자로 갈 수 있는 길로 당연히 경쟁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팀원 공모도 PT 심사를 따로 해서 인력을 선발해야 할 정도다.  이 외에도 정기전보 시 직원들에게 희망부서 및 희망 CDP를 제출받아 부서배치에도 반영하고 있는 점도 MZ세대의 몰입,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코로나19로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줄 안다. 언택트 환경에 맞춰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에 AI 면접을 도입했지만, 공정성이 강조되는 공기업 채용에서 필기·논술 시험 등 모든 전형을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채용과정에서 면접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 여기서 나오는 피드백을 기반으로 언택트 채용의 효과성 등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올해는 NCS에 기반을 둔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되 정형화된 공기업의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학, 자격증 등 비슷한 서류 기준을 두고 발생하는 과도한 스펙경쟁을 완화하고자 서류전형 선발 배수를 전년대비 대폭 확대, 즉 대다수의 지원자에게 필기시험 응시기회를 부여했는데, 물론 서류전형에 응한 지원자가 전년 대비 10배가 넘어 HR팀에서 고생하기는 했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 보다 많은 지원자에게 기회를 준 점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이 밖에 체험형 인턴의 공항 근무 경험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수인턴 인센티브 제도(체험형 인턴 상위 30%에 대해 일반직 채용 시 1〜3% 가점(필기전형)를 도입한 것이 올해 달라진 부분이다. 

채용 과정에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제아무리 채용 전형별 평가 기준을 인사에서 잘 세워도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관계자들이 이해하고 납득해야 의미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공사는 면접관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올 초 부임하신 CEO께서 면접관 교육을 직접 챙기실 정도인데, 구체적으로, 1차 면접 대상자 사전교육에서는 인재에 대한 철학교육으로,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는 창의적인 인재, 부족해도 열정적인 인재”를 강조하시고 계시고, 2차 면접 대상자 사전교육에서는 “2차 면접까지 올라왔으면 지원자들의 실력은 모두 비슷할 것이기에 경력, 실력이나 말을 잘하는 지원자보다는 인성이 바른 지원자를 잘 가려낼 것”을 주문하고 계신다.  이와 함께 “입사하고 싶은 공기업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투명성과 공정성에 입각한 채용이 되기 위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성과관리 방식에 대해 말해달라. 공사 성과관리 체계는 조직과 개인으로 나누어, 조직성과는 ‘조직업적’으로 개인 인사평가는 ‘업적’ 및 ‘역량’으로 평가한다. 평가 시기는 조직업적은 차년도 6월, 인사평가는 11월로 연 1회 시행하지만 관리자-팀원 간 수시코칭 제도 운영을 통해 연 1회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공사는 관리자-팀원 간 코칭을 수시 시행(최소 월 1회 이상)하고 코칭내용을 인사시스템에 기록하여 평가 자료로 활용한다. 관리자는 수시로 팀원의 성과와 역량 관찰내용 등을 기록하고, 팀원에게 필요역량 개발이나 문제해결 방안 등을 피드백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수시 피드백 및 소통 시스템을 통해 환경변화 등으로 인한 업무목표 변경도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라 함은 결국 협업, 소통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로 귀결되는 문제인데, 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궁금하다.  임직원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소통창구가 제도적으로 잘 정착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제도가 CEO 간담회, B.T.S 게시판, 인·싸이다 게시판 등이다. CEO 간담회는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향후 인천공항이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기 위한 소통 창구로, 현재까지 직급별로 총 4회 진행되었으며, 내년에는 보다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소통게시판은 업무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익명으로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익명 토론게시판(B.T.S 게시판)과 인사·조직 등 주제별 토론게시판(인·싸이다 게시판)으로 나눠 운영 중인데, 먼저 B.T.S 게시판은 익명으로 자신이 속한 조직의 뒷얘기를 나누는 블라인드 앱이 회사마다 이슈가 되는 것에서 착안해 만든 소통 채널이다. 직원들의 불만을 안으로 들여오자는 취지로 만든 것으로 실제 이름도 Brainstorming(제안), Talking(익명), Sharing(공유 Brainstorming)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인.싸이다 게시판은 BTS 게시판에 올라오는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인사나 평가에 대한 이슈여서 이를 따로 분리해 만든 것으로, 실제 요즘 평가시즌, 승진시즌이다 보니 인·싸이다 게시판에 글이 많이 올라온다. 추가로, 인사 이슈나 노무 이슈 같은 민감한 이슈들을 전사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CEO와 직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실시간 온라인 익명 대화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2022년도 HR 방향을 전한다면.  2022년도 HR 부문은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별승진 시행, 관리자 보직 시 리더십 역량 검증 강화(Assessment Center) 등으로 성과기반의 조직문화를 더욱 굳건히 하고자 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핵심부서간 순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인사 공정성 또한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인데, 다면평가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검토 중에 있다. 이와 함께 HR Analytics를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중장기적으로 보다 체계적인 HR 제도를 구축할 예정인데, 관련해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제 정보로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축적, 이를 통계기법(상관관계, 분산분석, 회귀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을 활용하여 현황 분석 및 검증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