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Quiet Quitting을 대하는 자세]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올해 5월 경제, 사회・정치적 환경 전반에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일과 삶에 대한 인식변화를 조사한 딜로이트 글로벌의 ‘2022 밀레니얼과 Z세대 서베이(2022 Millennial and Gen Z Survey)’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보고서는 조사기간(2021년 11월 24일~2022년 1월 4일) 동안 전 세계 46개국 2만 3,220명의 밀레니얼세대(8,412명, 1983년~1994년 출생자)와 Z세대(1만 4,808명, 1995년~2003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설문하고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한국에서는 밀레니얼세대 300명, Z세대 201명이 참여했다.
올해 조사 결과는 MZ세대가 ▲보상 증대 ▲유연근무 확대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개선 ▲교육 훈련과 자기개발 기회 확대 ▲정신건강 및 웰니스(Wellness) 지원 확대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 강화 등 지속적인 업무환경 변화를 촉구하며, 이는 또한 기업들이 이러한 요구에 주목해야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할 전략을 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발적 이직률 역대 가장 높은 수준
한국 Z세대 49% “2년 내 퇴사하겠다”

MZ세대의 자발적 이직률은 여전히 높았으나, 전년도에 비해 직장 충성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딜로이트는 이에 대해 지난 한 해 많은 MZ세대가 이미 이직한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Z세대의 경우 ‘5년 이상 재직하겠다’는 23%, ‘2년 내 퇴사하겠다’는 40%였다. 밀레니얼세대의 경우 ‘5년 이상 재직하겠다’는 38%, ‘2년 내 퇴사하겠다’는 24%였다.

한국의 경우 MZ세대 모두 ‘현 직장에 5년 이상 재직하겠다’는 비율이 전년 대비 상승한 반면, ‘2년 내 퇴사하겠다’는 비율은 하락해 직장 충성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Z세대의 경우는 여전히 ‘2년 내 퇴사하겠다’는 비율이 49%에 달했다. Z세대의 경우 이직할 직장이 없어도 2년 내 퇴사하겠다는 비율이 40%에 달해 직무 만족도가 매우 열악함을 반영했다.

[그림 1] 한국 MZ세대 직장 충성도와 자발적 이직 의도
[그림 1] 한국 MZ세대 직장 충성도와 자발적 이직 의도

특히 소비재, 소매유통 등 사람들을 대면하는 산업에 속한 응답자들 중 2년 내 퇴사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이미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관련 산업에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직장을 떠나는 이유
급여 불충분, 번아웃, 가치·성과 불인정 순

한국 MZ세대가 직장을 떠나겠다고 결정하는 주요 이유는 불충분한 급여, 번아웃, 내 가치나 업무성과가 인정받지 못해서, 업무환경이 정신건강에 해로워서 등이 꼽혔다.

Z세대의 경우 급여 불충분(19%), 번아웃 상태(17%), 가치나 업무 성과가 인정받지 못해서(12%),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아서(11%) 순으로 이유를 꼽았다. 밀레니얼세대는 급여 불충분이 26%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가치나 업무 성과가 인정받지 못해서(11%), 업무환경이 정신 건강에 해로워서(8%), 번아웃 상태여서(6%)가 뒤를 이었다.

한국 MZ세대가 현 직장에 머물겠다는 주요 이유로는 워라밸이 훌륭해서가 과반 가까이를 차지했다(Z세대 46%, 밀레니얼세대 44%). 이어 직장문화가 긍정적이어서, 업무성취도 때문에,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있어서 등이 뒤를 이었다. 워라밸 외 주요 이유는 MZ세대 모두 20~30%로 비교적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업무 요구와 능력 요건이 진화함에 따라 MZ세대의 초점도 당연히 교육훈련과 능력 개발로 맞춰지고 있다. Z세대(37%)와 밀레니얼세대(38%)는 향후 10년 내 가장 눈에 띄는 업무환경 변화로 인공지능(AI) 등 기술에 따른 상당수 직능 및 기능의 완전 자동화를 꼽았다. 따라서 전문 인력이 이처럼 변화하는 업무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의 목적 또한 중요하다. MZ세대는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 직장이나 직무를 거절할 수 있다는 의향을 표했다. 특히 리더십 역할을 맡고 있는 MZ세대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졌다.

[그림 2] 한국 MZ세대가 꼽은 현 직장 유지 또는 중단 이유
[그림 2] 한국 MZ세대가 꼽은 현 직장 유지 또는 중단 이유

변화 요구 목소리 높지만
MZ 3분의 1 “변화 주도 권한 없다”

MZ세대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들이 직책을 막론하고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들의 피드백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조직이 충분한 권한을 주고 있다고 답했지만, 여전히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응답자 비율이 약 3분의 1에 달했다. Z세대 32%, 밀레니얼세대 33%가 조직 내에서 상명하달식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구성원의 피드백은 실행에 옮겨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답했다.

이는 모든 구성원이 주장을 펼치고 업무환경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Z세대는 경직된 위계질서가 아닌 기업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직장 문화 형성을 주도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원한다. 조직 내 모든 구성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면 더욱 포용적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 3] 글로벌과 한국 MZ세대의 원격근무 선호 비율
[그림 3] 글로벌과 한국 MZ세대의 원격근무 선호 비율

절대 다수 원격근무 선호하나 부작용 우려
MZ 20%, “원격근무로 동료 간 관계형성 어려워”

팬데믹으로 원격근무의 보편화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MZ세대 절대 과반수(Z세대 75%, 밀레니얼세대 76%)가 하이브리드 근무 또는 완전 재택근무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하이브리드 또는 완전 재택근무가 가능한 비율은 이보다 낮다. Z세대 49%, 밀레니얼세대 45%만이 현재 적어도 근무시간 일부는 원격근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MZ세대는 근무 장소뿐 아니라 유연근무와 주간 근무시간 단축 등 근무 방식과 시간의 유연성도 원하고 있다. 이들 세대는 워라밸을 개선하는 데 유연근무가 중요한 수단이라 생각하고 있다.

다만 유연 및 하이브리드 근무가 효율적으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의 문제점도 드러냈다. MZ세대 5명 중 1명은 원격근무로 인해 동료들과 관계를 형성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고, 약 14%는 직장 내에서 조언자나 후원자를 찾을 기회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만연한 번아웃, 기업의 인재 유지 노력에 경고등

팬데믹 3년째인 올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한 번아웃 수준이 MZ세대 사이에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10명 중 4명 이상(Z세대 46%, 밀레니얼세대 45%)이 업무 강도와 요구로 인해 번아웃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기업들의 인재 유지 노력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Z세대 44%, 밀레니얼세대 43%가 최근 업무량 부담으로 인해 많은 직장 동료가 퇴사했다고 밝혔으며, 지난 2년 내 이직했다고 답한 MZ세대는 전 직장에서 퇴사한 주요 3가지 이유 중 하나로 번아웃을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세대 4명 중 1명, Z세대 5명 중 1명은 소속 조직이 번아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아직도 많은 기업이 번아웃이 사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해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을 나타낸다. 


글 _ 이승환
월간 인재경영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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