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성공적인 AI*HR을 위한 가이드

AI의 중요성이 커진다 할지라도 대부분 개인은 AI를 만들 수 없고, 만들 필요가 없다. 즉, HR에 있어 중요한 것은 AI와 함께 일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AI의 중요성이 커진다 할지라도 대부분 개인은 AI를 만들 수 없고, 만들 필요가 없다. 즉, HR에 있어 중요한 것은 AI와 함께 일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AI(인공지능)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빠르고 효율적인 일 처리 속도로 인간의 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산업 전반의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AI는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분석 모델을 만드는 머신러닝 기법의 등장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그리고 최근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의 단순 검색 기능을 넘어 정보의 요약 및 스토리 생성 기능까지 제공하는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가 등장함으로써 AI가 우리 실생활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게 됐다.

AI가 잘하는 영역은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점을 가진 영역과 그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AI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분석과 연계 활용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 분석 영역

AI는 기본적으로 분류(Classification), 회귀(Regression), 추천(Recommendation) 등 분석 영역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분류는 데이터 값이 주어졌을 때 결과를 숫자 값이 아닌 Yes/No의 이중 분류 또는 사과, 배, 포도 등의 다중 분류로 결과 값을 제시한다. 

기존 퇴사자의 특성을 알 수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구성원의 퇴사 가능성(한다/안 한다)을 예측하거나, 어떤 사람이 특정 병에 걸렸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활용 예라 할 수 있다. 분류 문제는 정답이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시키는 지도학습 방식을 활용한다. 

예컨대 퇴직 가능자를 예측하고 싶으면 구성원의 연령, 성별, 근무 연수, 평가 결과, 최종 승진 연도, 직무 만족도 등 퇴직과 연관된 다양한 변수 및 해당 구성원의 퇴직 여부 데이터를 AI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 AI는 이를 학습하고, 향후 구성원의 퇴직 여부를 예측하는 모델을 도출하게 된다. 

둘째, 회귀는 변수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경향성을 바탕으로 특정 값을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 자동차 가격의 시세 예측 특정 제품의 수요 예측 그리고 영업 사원의 성과를 예측하는 것이 회귀 문제의 예라 할 수 있다. 회귀 역시 지도학습을 활용한다.

▶ 연계 활용 영역

연계 활용 영역은 AI가 분석한 정보를 로봇 등의 하드웨어나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적절한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각광받는 챗GPT는 연계 활용 영역에 가깝다. 

예컨대 우리가 반도체 등의 종류, 소재, 장단점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달라고 하면 챗GPT는 폭넓은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제공해 준다. 다른 예로 K-드라마 한 편을 작성해 달라고 하면, 챗GPT는 주어진 설정을 모두 반영한 스토리를 뚝딱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챗GPT를 이용해 A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코드를 완성하는 경진대회도 개최되고 있다.

또한 IoT,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구현된 AI를 로봇에게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환경 변화를 감지해 판단하고 실시간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자율형 로봇의 활용도 증대하고 있다.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내용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챗봇(Chatbot), 아마존이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물류 로봇 그리고 자율주행 차량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가상현실을 통한 의사결정 최적화도 활성화될 것이다.

AI 시대 HR은 무엇을 해야 하나

AI의 중요성이 커진다 할지라도 대부분 개인은 AI를 만들 수 없고, 만들 필요가 없다. 즉, HR에 있어 중요한 것은 AI와 함께 일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AI를 활용해 스스로 주도해야 하는 영역과 아웃소싱을 활용할 영역이 어디인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연계 활용 영역에 있어 HR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다. 필요성과 효과성을 고려해 적절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가 가지고 있는 기본 장점인 분석 측면은 그 활용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민할 포인트가 많다.

▷ AI와 연계한 피플 애널리틱스

그 동안 기업들은 HR 의사결정을 할 때 과거 관행이나 벤치마킹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거나, 경험 혹은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 HR 의사 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영진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다.

사실 피플 애널리틱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실무에 있는 많은 구성원이 공감하지만, 실제 분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석과 예측에 필요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분석 모델을 컴퓨터 사이언스와 코딩에 낯선 HR 담당자들이 개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래픽 사용자 환경에서 마우스 드래그, 드롭, 클릭만으로 원하는 모델을 손쉽게 만들어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 소프트웨어(오렌지 등)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피플 애널리틱스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들도 출간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면 코딩을 전혀 모르더라도 누구나 AI 모델을 손쉽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이제 피플 애널리틱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코딩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업무 지식에 밝고 문제 해결을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HR은 이제 AI와 연계한 피플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기존에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거나, 관행처럼 해오던 일들을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인력 예측 및 적정성 분석, 회사에 필요한 인재의 공정한 선발, 직무 이동 기회 및 경력 경로 추천, 구성원 주도적 학습 실행 지원, 퇴직 리스크 관리, 조직 성과 제고 요인 파악, 조직 문화 관리, 매일 또는 매주마다 간단한 질문 시행을 통해 개선을 모색하는 펄스 서베이(Pulse Survey)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그림] 참조).

이를 통해 HR은 사업 성과 창출에 기여하는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AI 시대, HR의 필요 역량은?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AI 활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AI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무엇을/언제/어떻게 할 것인가 등 ‘So what’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자문하는 전략적 기능을 발휘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데이터의 관리 및 분석의 체계화, 예측 결과의 도출, 정보의 해석 및 요약 등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인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가 필요하다.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분석에 대한 경험이 많아야 한다. 단순히 이론에 치중하거나 말로만 하는 피플 애널리틱스는 조직 성과 제고나 구성원 역량을 높이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 스스로 고민하고 결과를 만들어 봐야 피플 애널리틱스 관련 역량이 내재화될 수 있다. 탁월한 혁신은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 속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기업은 현재 관리되고 있는 데이터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는 많은 과제를 찾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그래픽 분석 툴을 활용해 다양한 주제로 피플 애널리틱스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역량이 구축되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한 단계 높은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리더와 HR 부문이 협력해 기업 성과 제고를 위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시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이 아무리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한다 할지라도, 환경 변화 및 경쟁자의 움직임까지 고려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분석에 만족하지 말고 그러한 결과가 나타난 맥락, 특히 기업 경쟁 환경의 변화 등과 같이 예측이 쉽지 않은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동시에 AI 관련 기술 및 활용 트렌드에 대한 변화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응 방안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

AI가 사람보다 뛰어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향후 AI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이고, 우리는 이를 활용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는 두려움에만 사로잡혀 있지 말고,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찾아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자리는 AI가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글 _ 김범열 前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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