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주 머서코리아 선임컨설턴트

유연근무의 정착 팬데믹 發 격리가 처음 시작된 지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게 될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시행된 근무 방식 유연화는 한동안 반강제적으로 성행했지만, 엔데믹과 함께 ‘백투오피스’ 바람이 불며 조정기를 거쳐왔다. 현시점에서 유연근무제는 우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유연근무제 자체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제조 기반이든, 연구 기반이든 업종과 상관없이 이름 굵직한 대기업은 ‘유연근무’를 어떠한 형태로든 제도에 녹여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회사 문화, 업무 수행 방식, 구성원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띠고는 있지만, 과거 ‘나인투식스(9-6)’의 경직된 사무실 근무를 유지하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는 유연근무가 도입된 지 시간이 흐르며 점차 개념이 광범위하게 확장된 공이 크다. 유연근무제는 근무시간과 장소의 제약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모든 근무방식을 통칭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근무시간 측면에서는 시간, 일, 주, 월 단위로 구성원이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한다. 하루를 기준으로 출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시차출퇴근제, 주 단위로 사무실 출근날을 고르는 출근요일선택제 등이 대표적인 근무시간 유연화 사례다. 근무장소 유연화 역시 다양한 형태를 띤다. 다소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개인자율좌석, 집중근무룸, 소통을 위한 오픈 좌석 등 다양한 테마의 사무공간 선택권을 제공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근무장소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기업은 교통 요충지에 거점 오피스(Satellite/Hub)를 두거나,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등의 제3의 근무장소를 활용하기도 한다. 오피스에 출근할 필요 없는 재택 또는 원격근무 또한 당연히 근무장소 유연화의 한 가지 형태이다.

거부할 수 없는 메리트 유연근무제가 대안적인 업무 방식도 아닌, 일반적인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근무 방식 유연화가 근로자에게 대체 불가능한 자율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인사담당자들의 최대 화두였던 MZ세대와 개발 인력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카드였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만큼 효과 좋은 복지는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회귀하기도 어렵다. 2023년 딜로이트에서 실시한 MZ세대 연구에 따르면, 회사가 주5일 출근을 강제할 경우 밀레니얼 세대 75%가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Z세대는 이 수치가 7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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