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2 HR REVIEW - HR은 혁신중

미증유의 ‘코로나19’로 인한 업의 가치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인해 전 산업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더불어 세계 경제 가치사슬(Value Chain)의 급격한 붕괴로 인해 세계 경제는 퍼펙트 스톰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국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출기반 산업 성장을 기반으로 한 국내 시장은 환율의 급등, 원부자재의 급격한 상승 및 수급 불균형으로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운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전 산업군에 걸쳐 컨티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가동할 수밖에 없고 이에 수반한 HR의 역할과 범위 역시 재정립돼야 할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제조기반 산업의 경우 어느 정도 사업 계획의 예측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기에 도달했다. 이러한 상황 변화에 따라 HR 영역은 대응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현 조직구조를 과연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가

조직과 사람의 관점에서 접근해 볼 때 우선 조직의 경우 현재와 같은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급격한 환경 변화 및 경영,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현재와 같은 기능별 구조로는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경영환경에서의 기능 조직은 각 기능의 역할과 책임에만 충실하면 탁월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으나, 변화에 대한 대응은 기능 간 협업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트릭스 조직이나 애드호크러시 조직 구조를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유연한 조직 구조에 대해 구성원들이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조직 구조 개편은 성급히 진행하기보다 전략적 방향성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부서부터 우선적으로 부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직접적인 HR 영역과 관련이 많은 사람의 관점에서는 시대적 상황 및 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HR 관점에서 대응해야 할 부분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부분의 국내 조직에서 체감할 수 있는 HR 제도의 변화 필요성은 대표적으로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 및 직무 적합 채용 집중

채용의 경우 대부분 조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지원자 자체가 현격히 줄어든 현상으로 전 산업군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단지 MZ세대의 특징으로 치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이보다는 코로나19 및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야기된 고용의 불안정,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의 상황 속에서 조직과 상사의 규율과 통제를 받는 경직된 조직생활을 하기보다는 근로 시간이 자유롭고 개인의 노력에 따른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현상이 원인일 수 있다.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해 일정 시간의 노동만으로 충분히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고 결혼 및 출산에 대해 부담감이 덜한 상황에서 일정기간 노동 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의 증가로 지원율 자체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제 단순히 채용 지원율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해당 조직 및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의 지원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축구를 예로 들면 전체 슈팅숫자 보다 ‘유효’ 슈팅숫자에 더 의미를 둬야 할 것이다.

JD(Job Description) 기반 타깃형 채용과 별도 보상제도 운영

두 번째로 직무별 수급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연공서열에 의한 보상이 아니라 직무가치에 따른 보상 차등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수십 년간 정착돼 온 연공서열에 의한 조직문화에 익숙한 기존 구성원의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과 같이 글로벌화 돼 있는 나라에서는 피할 수 없는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조직 내 전체 직무에 대한 직무 등급을 구분하기 보다는 조직의 특성에 기반한 주요 직무부터라도 우선적으로 직무별 차등 보상체계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화승코퍼레이션 역시 우선적으로 명확한 JD(Job Description)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지원을 요하는 공개채용 방식이 아니라 JD에 기반한 타깃과 특정학교, 특정학과를 선정해 우수 신입사원을 채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력사원의 외부 인재 영입의 경우는 직무별 시장 시세와 더불어 동종, 지역 업계의 보상 벤치마킹을 통해 별도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하는 환경 변화에 따른 역량지표 개선

평가제도의 경우 현재 주로 운영되는 MBO 방식의 업적 및 역량 평가 방식에 대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업적지표는 기존 방식을 유지하려 하나 역량지표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당수 많은 조직이 유연근무제를 실시했으나 현재는 점진적으로 상당수 조직들이 다시 사무실 출근으로 복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조직은 양질의 인력 유입 및 기존 인력의 일탈을 막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재택근무, 거점오피스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화승코퍼레이션 역시 대부분의 인력이 사무실 출근을 하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돼 가는 현 시점에서 해외 수십 개 법인에 많은 부서가 지원 및 출장, 파견 등으로 인해 원격 업무 지시와 화상회의를 빈번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 행동 유형인 역량지표를 관찰이나 과정은 무시하고 과업 결과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조직마다 다르기는 하나 대부분 10~20개 내외로 구성된 역량지표를 과연 평가자가 다 인지하고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역량평가는 지극히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부분이라 조직에서 역량평가나 종합평가 활용 시 왜곡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량평가를 대체할 다른 평가지표가 필요한데, 조직마다 역량평가의 목적이 상이하기는 하나 대체로 조직에서 역량평가의 목적은 구성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조직에 적합한 태도, 행동 유형과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대한 평가, 추후 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잠재성에 대한 평가가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화승코퍼레이션 역시 역량지표 대체 평가지표에 대해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이에 앞서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상과 더불어 내년에 시행예정인 리비전에 따른 조직에 연동된 태도, 행동 유형을 우선적으로 도출할 예정이다. 또한 과업 과정 중 가장 중요한 동인(Driver)인 협업지표 포함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시니어급은 위와 더불어 다면평가 결과를 활용할 예정이다.

경쟁력 있는 공정한 보상
고정급↓, 성과급·변동급↑

다음으로 보상은 HR 주요 제도 중 가장 고민이 많은 영역이다. 보상의 주된 목적은 노동에 대한 대가로 단순히 구성원 개개인별 노동의 양이나 질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보상하거나 근무 연수가 높다는 이유로 높은 보상을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조직은 상당수 내부 공정성 관점에서 위와 같은 보상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수용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직무급 도입이나 성과에 의한 차등보상을 실시할 경우 구성원들의 협업과 동기부여 문제, 사기저하 등 조직문화에 저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현재와 같은 연공서열에 의한 보상 체계로는 외부인재 영입 및 고성과자 유지 관점에서 경쟁력이 없기에 현재의 고정급 비중을 점차 줄이고 성과급과 같은 변동급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단, 개별 완성형 업무를 하는 극히 일부 조직을 제외하고는 협업이 중요한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변동급 비중을 낮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당사 역시 보상이 거의 고정급화 돼 있는 부분을 개선, 성과 등에 따라 점진적인 기본급에 대한 ‘Merit Increase’를 통해 차등 보상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사무직의 경우 단순히 금전적 보상으로 인한 동기부여나 몰입 부분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조직 안정, 비전, 리더십, 조직 내 의사소통 등과 같은 비금전적 요인을 진단한 후 도출된 결과의 우선순위에 따라 필히 비금전적인 보상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강점 역량 지닌 고성과자 중심 교육 확대

마지막으로 교육 영역은 HR 제도 중 그나마 가장 공평성에 기반한 영역이었지만 앞으로는 공정성에 기반한 교육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저성과자들의 약점 역량을 보완하는 것이 아닌 강점 역량을 지닌 고성과자들에게 좀 더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경영, 수행, 개인의 요구가 일치화된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 및 조직성과에 연동된 교육체계 설계가 필요하며 구성원 간 역량 차이, 직무별 역량의 중요도를 규명해 구성원 개개인별 차등적 교육 과정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영진이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투자가 아닌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효과가 가장 느리게 나타나는 태도 역량 교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하면서, 동시에 즉시 조직성과를 얻을 수 있는 스킬 역량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경영진 설득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화승코퍼레이션 역시 코로나19로 2년 동안 실시되지 못한 대면 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히 체감해 ‘2023년 교육 체계’ 설계 전 모든 구성원의 역량 진단과 구성원 인터뷰, 설문 조사를 통해 조직 맞춤형 교육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글 _ 정민홍
화승코퍼레이션 HR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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