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성과관리의 시작과 끝, 피드백

밀레니얼과 Z세대 직원들은 자신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원한다. 그래서일까? 올해 초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MZ세대 직장인 1,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상적인 직장 상사’의 모습에서 1등으로 꼽힌 키워드는 바로 ‘피드백이 명확한 상사’였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상사의 심중을 알아서 헤아려야 했던 과거 세대와 달리 요즘 직장인들은 ‘콕 찝어서’ 피드백해주는 상사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관리자가 유용한 피드백을 해주면 오히려 고마워하는 것이 MZ세대의 특징이다. 2022년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MZ세대 직장인의 78%는 한 달에도 몇 번 정도는 칭찬과 인정을 받길 원한다고 답했으니 말이다. 

이번 원고에서는 MZ세대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성장시키는 피드백을 하기 위해 관리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을 시간 순서에 따라 일곱 가지 팁으로 정리해 봤다.

1. 피드백은 타이밍의 예술

과거에는 회사에서 정한 기간에만 피드백 면담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면담을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정해준 기간에만 진행하는 평가 면담은 서로 부담스럽고 형식적인 ‘연례행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면담 자리에서 ‘평가’와 ‘피드백’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뿐만 아니라, 면담 자체가 드물게 이뤄지기 때문에 피드백 내용을 적시에 업무 개선에 반영할 수가 없다는 것 또한 큰 문제였다.

밀레니얼과 Z세대 직원들은 적시에 제공되는 피드백을 중요시한다. 또한 연례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피드백을 선호한다. 적시의 체크인과 피드백은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피드백을 선호한다는 조사들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평가’와 명확하게 구분되고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대화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

‘적시’의 피드백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언제를 의미할까? 여기에는 한 가지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사건이나 행동이 있은 후 1주일 이내가 적절하다. 그 이상이 지나면 피차 기억이 안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사건이 없었다면, 업무의 마일스톤에 맞춰도 된다. 예를 들어, 한 달 주기로 어떤 업무가 반복된다면 그 시기에 맞춰 피드백을 잡는 것이다. 기왕 회사 차원에서 반기 또는 분기 피드백 면담 일정을 운용하고 있다면, 그 시기에 맞춘 피드백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2. 개인화된 피드백 위한 준비는 필수

MZ 직원들은 자기만을 위한 피드백을 해주길 바란다. 개인의 강점과 보완점에 맞춘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실질적으로 개선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 말이다. 그런데 이런 피드백을 하려면 관리자도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피드백을 위해 준비까지 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준비 없이 면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평소 인상(印象)과 기억에 의존해 코멘트 좀 하고, ‘요즘 뭐 어려운 것 없는지’ 물어보고, 계속 열심히 하도록 격려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피드백은 직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준비없이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피드백은 근거가 약해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갤럽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직장인의 17%만이 직장에서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시간과 노력을 들여 미리 준비한 맞춤형 피드백을 하면 직원들이 리더에 대해 더 신뢰하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피드백 전에 관리자가 준비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구성원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 담당 업무 실적, KPI 달성도 등 성과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 있다면 어떻게 축하하고 격려할지 미리 생각해 보자. 업무 수행 상 강약점에 대해 평소 관찰하고 파악한 정보도 중요하다. 이런 내용은 가급적 구체적인 사례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나중에 피드백 대화에서 유용하다.

만약 직원이 육성계획(IDP)을 세워놓은 것이 있다면 개인 성장 목표나 실행 방안도 한 번 읽어보자. 이전 피드백 세션에서 나왔던 포인트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관리자로서 팔로업하기로 약속했는데 못 한 것이 있다면 챙겨본다. 이번 피드백 세션에서 직원이 질문이나 우려를 표할만한 것이 예상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어떤 의견을 줄 지 미리 고민해 본다.

3. 피드백 예약은 공식적으로

피드백은 중요한 업무의 일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일정을 잡아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 일하는 직원을 갑자기 불러 피드백 자리를 갖자고 하면 직원은 당황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리더가 피드백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원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미리 생각할 것들이 있다. 따라서 피드백 미팅은 해당 직원에게 일대일 이메일로 요청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회사에서 슬랙(Slack)이나 구글 캘린더(Google Calendar) 같은 시스템을 활용 중이라면 그것을 통해 예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메일에는 미팅의 일정, 장소, 소요 시간을 밝힌다. 예를 들어 “피드백 세션은 약 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7월 15일 오후 2시에 A회의실에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시간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시고 일정에 충돌이 있는 경우 알려주세요” 식으로 밝힌다. 

내용에 대해서도 간단하되 구체적으로 적는다. 예를 들어 “이번 피드백에서는 A프로젝트 검토, B성과 지표에 대한 논의, IDP 실천 현황을 중심으로 진행 예정이니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미리 생각해 보고 오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적는다. 

피드백 자체는 짧은 대화이지만, 며칠 전이라도 미리 약속을 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면 들인 시간에 비해 알찬 피드백이 될 수 있다.

4. 대화 톤은 긍정적으로

성공적인 피드백 대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대화 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직원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개선시키고 싶은 마음이 앞서 ‘혼내는’ 피드백을 하는 관리자들이 있다. 쓴소리를 해서라도 직원이 일을 잘하도록 하는 것이 관리자로서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쓴소리 하고 야단쳐서 바뀐 적 있느냐’ 물어보면 대부분 없다고 한다. 하버드경영대학원 폴 그린(Paul Gree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싫어하고 부정적 피드백은 거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가혹한 피드백은 오히려 ‘피드백을 가장한 학대’로 인식되고 리더-팔로워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마저 있다.

MZ세대 직원들은 오히려 인정(認定)과 감사가 포함된 피드백에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고치고 개선할 부분이 있더라도 건설적이고 실행 가능한 개선 단계를 제시하는 피드백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면에서 중요한 것이 피드백 대화를 할 때 판단적인(Judgmental)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 자기를 판단하고 있다고 느낄 때 자기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편도체가 전두엽을 지배해 이성적 판단이 어려워지고 ‘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원의 무의식적 방어본능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판단적인 언어를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이번 달까지 끝내기로 해놓고 왜 안 한 거예요?”라는 표현에는 직원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일을 제대로 못해서 일정을 못 맞췄다는 뉘앙스가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직원은 ‘앞으로 일정 관리를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변명과 이유를 대서 난처한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지 골몰하게 된다. 피드백 의도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유발하는 셈이다. 

같은 피드백이라도 말하는 톤을 바꿔본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일정 안에 마치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었을까요?”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이와 같이, 판단적인 뉘앙스를 배제하고 이야기를 했을 때 직원은 오히려 개선을 위한 고민을 더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5. 구성원에게 주도권을 주는 대화

MZ세대 직원들은 주어진 일을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율권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하고 싶어 하고, 조직에서도 자기 의견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이런 성향은 피드백 대화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관리자가 준비해 온 의견을 일방적으로 쭉 말하고 직원이 받아 적는 방식은 효과성이 떨어진다. 피드백 내용이 좋아도 직원이 개선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피드백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대화의 주도권을 쥐도록 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팀원이 약 70% 정도의 말을 할 수 있도록 피드백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 구성원이 말을 많이 하도록 하려면 리더는 주로 질문을 하는 역할이 돼야 한다. 무슨 조언을 할지보다 어떤 질문을 할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이런 피드백은 사실 코칭의 접근 방식과 유사하다.

좋은 질문은 순간적으로 의식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코칭에서는 질문의 힘으로 사고(思考) 확장을 일으키는 것을 중요시한다. 업무와 관련한 적절한 질문을 통해 직원이 평소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습관, 행동, 방식,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도록 질문을 던져야 한다. 더 나은 성과와 성장을 위해 대안적인 방식을 스스로 생각해 보고 행동으로 옮기려는 의지를 갖도록 질문을 이어나간다.

피드백 대화의 클로징 역시 직원이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세션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전체 대화에 대한 오너십을 갖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리자가 직원의 권한과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된다. 피드백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이 충분한 공감대를 이뤘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6. 솔직함과 배려의 균형

개선을 위한 조언을 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너무 가혹하면 상처를 줄 수 있고,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먹을 때 효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을 챙겨서 먹어야 하지만, 남용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을 조심해야 하는 것과 같다. 이런 피드백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이 솔직함과 배려의 균형이다.

우선 피드백은 솔직해야 한다. MZ세대 직원들은 명확하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선호한다.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빙빙 돌려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게 얘기하거나, ‘괜찮다’고 얘기한 줄 알았는데 연말 평가 때 낮은 평가로 뒤통수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믿는다.

솔직하면서도 배려하는 피드백은 직원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긍정적 의도가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피드백하는 것은 피드백을 가장한 가짜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짜증 섞인 잔소리, 상처 주는 비난,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코멘트는 긍정적 의도에서 발원한 피드백이라고 할 수 없다. 진실성 있는 피드백은 그것을 실천했을 때 직원 본인이나 회사에 어떤 면이 좋은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피드백이다.

배려하는 피드백은 문제만 제기하고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부족해서 제안 발표에서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면 프레젠테이션 스킬 향상을 위한 팁을 알려주든지 관련 교육 과정에 등록을 하도록 권하는 식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7. 피드백에는 끝이 없고 팔로업은 계속된다

피드백 세션을 제대로 했다면 뭔가 팔로업할 것이 생긴다. 대부분은 직원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들이겠지만, 관리자가 챙겨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피드백 세션을 통해 새로운 기대치나 목표가 합의됐다면 이를 서면으로 전달함으로써 공식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직원의 개선 노력에 도움이 되는 자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팔로업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교육, 워크숍, 멘토링 기회 등을 찾아서 알려주는 것이 있다. 다음 피드백 세션 전까지 기다리기 어려운 업무에 대해서는 중간에 체크인 미팅을 잡아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_ 김성남 HSG 휴먼솔루션그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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