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일하고 싶은 기업, 무엇이 다른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통한 긍정적인 직원 경험과 일과 가정의 균형잡힌 양립은 이제 기업에서 실천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사람 중심 일하고 싶은 행복한 일터 구현과 MZ 세대 맞춤형 조직문화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글로벌 기업 유니클로의 오늘을 김가윤 인사실 채용파트 팀장에게 들었다.

◆인터뷰 - 김가윤 유니클로 인사실 채용파트 팀장

MZ세대를 겨냥한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 경험이 경영의 화두로 부각되기 전부터 직원 경험을 적극 실천하며 성장해 온 기업이 바로 유니클로다. 실제 구성원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이라는 ‘사람 중심 경영’을 기치로 어떻게 하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해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을까에 방점을 두고 필요한 부분을 챙겨 나가고 있다.
유니클로는 젊은 직원, 이른바 MZ세대 비중이 높다. 이들은 경험을 통한 성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세대다. 유니클로는 이들 세대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은 격의 없는 원활한 소통이다. 유니클로는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이 거리낌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자 일찍부터 모든 임직원의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도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이 호칭을 사용할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잘 정착돼 있다.
이외에도 종전의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직급구조를 팀원-팀장-부문장으로 간소화한 것도 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호칭 통일과 함께 위계 단계를 줄임으로써 의사결정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는 점이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최고경영진의 의지는 어떠한가.

유니클로에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의견을 전체 메일로 발송할 수 있는 ‘Our Suggestion’이라는 창구가 있다. 주목을 끄는 것은 CEO가 직원들 의견에 직접 코멘트를 남긴다는 점이다. 한발 더 나아가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바로 실행될 수 있도록 전 직원 대상으로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힘입어 유니클로에서는 구성원 누구나 경영에 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고, 또 제안된 의견은 적극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실제 인기 제품 ‘DRYEX Crew neck T’에 관한 점장의 의견 제안으로 사업계획에 해당 내용이 반영, 재고 증산이 결정된 바 있다. 제도가 갖춰져 있어도 경영진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형식적으로 끝나기 쉬운 게 현실이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살피고 챙겨 나가는 유니클로의 사례는 기업 전반에서도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직원들이 국제적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두고 있다.

유니클로는 전 세계 25개 국가와 지역에서 2,2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답게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 하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기회도 열어놓고 있다.
‘Self Report’는 매년 구성원 스스로 작성하는 보고서다. 본인의 현재 상태, 희망하는 직무, 변경 포지션을 포함해 해외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은 희망 국가, 지원하는 이유, 해외근무에 제약이 없는지 등을 기재하게 돼 있다.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심사를 거쳐 해외 근무경험이 주어진다. 해외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은 캐나다, 덴마크,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글로벌 역량을 쌓을 기회를 얻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과 조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은.

유니클로는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이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직원의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보장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시차출근제와 탄력근무제, 리프레시 휴가 제도 등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따른 유연한 근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기혼 여성들이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할 수 있도록 임신기와 육아기 단축근무 제도, 육아휴직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퇴사한 직원들에게 5년 이내 같은 등급으로 재입사할 기회를 제공하는 컴백 제도, 가족 돌봄 휴직 및 휴가 제도, 가족 휴양 시설 지원 등 특정 성별과 직급에 한정된 제도가 아닌 전 임직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출산휴가 후 높은 복직률과 관리자급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것은 유니클로가 얼마나 워라블에 신경을 쓰는지, 나아가 유리천장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유니클로는 지난 2013년부터 ‘일자리 및 고용창출 우수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 ‘청년 고용 친화 우수기업’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가정 양립의 현실화를 위해 여성이 아닌 가족 즉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유니클로에서 남성 직원들의 육아 휴직은 아주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로 점차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가 오면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편이다.

일하기 좋은 일터 구현을 위한 향후 계획은.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속 ‘긍정적인 직원 경험’과 ‘워라블’을 실천하며 성과를 높여 나가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은 결국 사람, 구성원의 행복에 있다.
CEO께서도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의 행복을 만들 수 있다며 직원 행복경영에 더욱 힘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인사파트는 MZ세대에 맞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들의 실질적인 행동변화가 성공의 열쇠라고 보고 ‘리더들의 일하는 방식 행동지침’을 공표, 리더들이 이를 일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이처럼 단순히 제도만 바꾸기보다는 의식과 문화가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보다 적극적으로 직원 행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경쟁우위의 원천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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