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차이가 명품을 완성한다.
그리고 그 디테일은 교육에서 나온다”

다니엘 메이란 LBG 회장(왼쪽)과 SNA-DDI 스테파니 남 대표.
다니엘 메이란 LBG 회장(왼쪽)과 SNA-DDI 스테파니 남 대표.

“경영 실적이 좋으면 교육에 2배를, 경영 실적이 어려우면 교육에 4배를 투자해라.” 
미국 유명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이다. 실제 위기극복에 성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일수록 인재 확보, 육성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명품 산업을 선도하는 럭셔리 비즈니스 그룹(Luxury Business Group, 이하 LBG)의 지속 성장 비결 역시 사람 중심 경영, 인재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니엘 메이란(Daniel Mayran) LBG 회장은 “업의 특성상 무엇보다 디테일(Detail)이 중요하다. 결국 디테일은 서비스의 퀄리티(Quality of Service, QoS)와 사람(직원)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교육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나 조직의 과반을 넘는 MZ세대들은 내가 하는 일의 미래가 보이지 않거나 의미를 찾지 못하면 바로 퇴사를 생각하는 세대”라며 “직원들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미래를 설계해주고,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인재 채용에 더해 비즈니스 컨설팅으로까지 외연을 확장해 나가며 럭셔리 분야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LBG를 찾았다.


 

스테파니 남(이하 S): 먼저 LBG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다니엘 메이란(이하 D): 사명에서 알 수 있듯 LBG는 럭셔리 및 리테일 산업에 전문성을 둔 글로벌 종합 서비스 기업입니다.

패션, 화장품, 시계&주얼리, 식음, 호스피탤러티 산업에 특화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간 비즈니스를 이어 럭셔리 산업의 미래를 완성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LBG의 비즈니스는 3개의 사업부 - 교육 사업부인 LBI(Luxury Business Institute), 인재채용 사업부인 LBT(Luxury Business Talent), 비즈니스 컨설팅 사업부인 LBP(Luxury Business Partners) – 를 통해 글로벌 명품 및 리테일 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LBG는 2009년 설립부터 지금까지 보다 효과적인 교육 및 채용 서비스를 개발/보급하는 데 집중하며 고객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객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거듭났다고 자신합니다.

S: LBG만의 특별함을 말씀해 주신다면.

D: 특별함이라 한다면, LBG 임직원 모두가 고객의 요구 사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인싸이트를 탑재, 이를 통해 ‘Customization(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한다는 점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가치, DNA, 스토리, 조직문화 등이 모두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이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다음 단계인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맞춤서비스가 가능한 것인데요. LBG는 13년간 많은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에르메스의 콘텐츠와 루이비통의 콘텐츠가 다릅니다. 브랜드별 정체성과 요구하는 내용의 차이가 있기에 이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 럭셔리 업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더불어 럭셔리에 대해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D: 르 메르디앙(Le Meridien) 호텔에서의 Executive Vice President 경험이 럭셔리 업계에 몸담게 된 계기입니다. 르 메르디앙은 전 세계적으로 110여 개의 호텔을 두고 있는 체인으로 럭셔리의 정수를 이곳에서 경험했습니다.

럭셔리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면, ‘럭셔리란 곧 디테일’입니다. 디테일은 서비스의 퀄리티(Quality of Service, QoS)와 사람(직원)에게서 나옵니다. 즉, 탁월한 제품(Exceptional product), 탁월한 서비스(Exceptional service), 탁월한 디자이너 또는 장인(Exceptional designer or artisan)이라는 세 가지 1차적인 조건을 충족해야만 하며, 이것을 탁월한 방식으로(Exceptional Way) 판매(Selling)할 때 ‘고객을 위한 완벽한 럭셔리’가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판매는 결국 사람(직원)이 하는 것이니, 고객을 위한 완벽한 럭셔리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이것을 잘 이해하는, 교육이 잘 된 직원들이 중심에 있어야만 합니다.

S: 럭셔리와 프리미엄의 차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D: 럭셔리는 ‘Exceptional’(이례적일 정도로 우수하고 탁월한 것이며), 프리미엄은 ‘Selective’(매스마켓으로 분류되는 일반브랜드와 차별화된, 선택적인 것)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예로 들면 네스프레소와 젠틀몬스터 정도가 되겠습니다. 우선 네스프레소는 머신과 캡슐로 이뤄진 상품으로 이렇게만 보면 네스프레소가 매스마켓(Mass Market)에 속할 수도 있었겠지만 네스프레소가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성공적으로 인식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장의 콘셉트, 분위기, 스토리텔링 등 모든 것을 아우른 디테일한 브랜딩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젠틀몬스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웨어 브랜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럼에도 젠틀몬스터가 매스마켓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가 된 이유는 아트와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디테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S: 럭셔리 업계를 둘러싼 현안(챌린지)이 궁금합니다.

D: 럭셔리 매장을 방문하면 직원들은 맞이 인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셀링 세러머니(Sselling Ceremony)를 실행합니다. 셀링 세러머니는 보통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 이커머스와 디지털 환경에서의 셀링 세러머니에 대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반응은 ‘왜 이것을 해야 하지?’라는 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새로운 유통 채널인 이커머스와 디지털이 부상하기 시작하고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삶의 환경이 온라인으로 바뀌게 되면서 이커머스와 디지털도 함께 살펴야 하는 채널로 인식하게됐습니다.

따라서 럭셔리 업계의 현안이자 챌린지는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해오던 셀링 세러머니를 이커머스와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그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물론 메타버스가 부상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이커머스와 디지털은 이제 부가적인 유통 채널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함께 챙겨야 하는 주 채널이 됐습니다. 멀티채널인 것이죠. 셀링 세러머니와 럭셔리의 가치를 멀티채널에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챌린지입니다.

S: 지난 발자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D: 2010년 루이비통 매장을 인천공항에 오픈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항에 오픈한 첫 번째 루이비통 매장으로 의미가 크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에 루이비통 매장을 열고싶다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의 니즈와 지지가 있어 당시 루이비통 CEO인 이브 카셀(Yves Carcelle)과 LVMH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루이비통 측에서 공항에 매장을 오픈한다는 것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오랜 시간 설득 끝에 최종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픈 초기 일 평균 4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다니엘 메이란(Daniel Mayran) LBG 회장.

S: 리테일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이야기한다면.

D: 리테일 분야의 리더십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건 없습니다. 여느 업종과 마찬가지로 ‘Taking Care Of People(피플 케어)’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을 잘 이해하고 케어하면 좋은 리더십은 저절로 얻어집니다. 

20여 년간의 관리 경험에 비춰 리더십을 이야기한다면, 리더는 직급에 상관없이 구성원 개개인을 모두 동등하게 여기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제 방에 라운드 테이블을 고집하는 이유 역시, 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우리 모두는 수평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부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굉장히 중요하며, 모두가 의견을 내고, 회장인 나에게도 스스럼없이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편하게 이야기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그래서 나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리테일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여담으로, 저는 재무담당 부사장과 개인 운전기사를 똑같이 존중합니다. 하는 일이 다를 뿐 이들은 동등한 팀원이며 같은 비전을 바라보는 파트너입니다. 진정한 성공은 ‘나의 성공’이 아닌 ‘우리가 같이 만드는 성공’입니다.

S: 최근 미국에선 대퇴사에 조용한 퇴사 ‘Quiet Quitting’가 이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조언해 주신다면.

D: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기성 세대들과 달리 직장에서의 승진, 더 많은 급여 등을 위해 스트레스를 견뎌가며 치열하게 일하는 것에 크게 가치를 두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조직은 아직도 과거의 방식대로 인재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이들과 함께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인재경영을 고민해야 합니다.

LBG의 오랜 파트너사인 부루벨코리아는 LBG의 교육사업부인 LBI를 통해 ‘부루벨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루벨 아카데미는 직원들의 미래를 설계해주고, 비전을 찾아주고, 직원들의 포텐셜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대리지만 다음에 과장이 될 것을 고려해 교육과 상담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처럼 직원들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인재가 우리 조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만 합니다. 실제 부루벨코리아는 부루벨 아카데미를 통해 18%의 퇴사율을 7%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물론 키워온 인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인재들이 타 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성장해 우리 회사로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멀리 내다본다면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돌아온 그들의 역량은 더욱 높아져 있을 것이고, 결국 우리 조직에 이득이 되는 것이죠.

S: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거나 주문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D: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채용서비스에 이어 ’브랜드의 비즈니스 개발’ 컨설팅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도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비즈니스 개발 사업부인 LBP는 유럽과 아시아에 150여명 이상의 C-level 전문가들과 함께 럭셔리와 리테일 분야에서 실무와 전략에 능통한 비즈니스 개발 컨설팅을 다양한 브랜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내부 역량을 새로고침 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임직원의 역량 개발, 구체적으로 ‘리스킬링(Reskilling)’, ‘업스킬링(Upskilling)’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발맞춰 우리의 역량도 달라져야 함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S: 앞으로의 계획 또는 수장으로서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

D: 제 커리어의 근간인 럭셔리와 리테일 분야에 집중, 아시아의 중심인 한국을 기준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서로 연결하며 다양한 브랜드들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모든 열정을 쏟고 싶습니다. 

포춘 500대 기업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리더십 전문기업 DDI의 한국지사(SNA-DDI) 스테파니 남 대표가 꾸려가는 코너입니다. SNA-DDI는 45년간 리더십 분야만을 연구해 온 DDI의 노하우가 함축된 리더십 역량사전(Competency Library)을 표준 삼아 우리 기업 리더들의 행동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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