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진=김혜리 기자
진재승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진=김혜리 기자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으로 친숙한 유한킴벌리는 우리 사회의 위생과 생활문화 발전을 책임지는 국내 생활용품 대표 기업이자 창립 50년을 훌쩍 넘은 장수기업이다.
100년 기업을 향한 도약을 준비 중인 유한킴벌리의 중심에는 ESG 경영을 기치로 내건 진재승 대표가 있다. 평사원으로 출발해 조직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유한킴벌리의 어제와 오늘을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를 비전 삼아 기업의 창립이념인 지속가능 경영 실현을 위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 대표이사는 “유한킴벌리는 지속적인 투자로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제품과 소재 혁신을 주도하며 더 나은 생활과 건강, 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하겠다”며 “ESG 경영을 통해 유한킴벌리와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모든 이해관계자, 그리고 우리의 지구와 사회에 더 의미있는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2년이 지났다. 소회를 전한다면.
벌써 2년이 지났다니 빠른 시간의 흐름이 놀랍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사회변화와 예측이 어려운 기업 환경에 적응하고 또 기민하게 대응해 온 시간이었다. CEO로 취임하며 회사의 모든 부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가졌고, 많은 분을 만나 배움을 얻으면서 그 책임감을 더 높은 목표와 자신감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 시기였다.

그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과 정책은.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은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We Act Life Health Planet)’라는 새로운 비전을 확립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비전 달성과 현재를 뛰어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비즈니스 전략과 조직문화, 일하는 방법을 점검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주안점을 뒀다.
모든 구성원이 미래와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마인드셋을 변화할 수 있도록 주주사를 설득해 신규투자를 확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모든 구성원의 합치된 마음과 노조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초지 10호기와 첨단 부직포 설비, 탐폰 등 굵직한 신규 투자들을 확정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준비를 했다. 사우(社友)들과의 활발한 소통과 함께 ESG 경영을 선언하고 더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기틀을 다진 것도 그간 중요하게 추진해 온 정책이었다.

사진=김혜리 기자
사진=김혜리 기자

올해도 살피고 챙길 현안이 많을 것이다. 경영 키워드는 무엇인가.
‘더 큰 성장을 위한 Action 2023’이다. 이 슬로건은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고, 성장을 위해 더 유연하고 기민한 도전과 실행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는 무엇보다 개개인의 긍정적 경험이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5개 코어 비즈니스의 성장, 넥스트 코어 비즈니스 집중 육성, 신사업 기회 발굴과 실현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가 중요하다. 지난 2년간 성장의 기틀을 다져 왔고 올해는 ESG 경영을 기반으로 가치 있는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중해 나갈 것이다.

지속가능한 기업 구현을 위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ESG 경영은 지난 50여 년간 축적해 온 지속가능 경영의 연장선에 있다. 창립 이후 유한킴벌리는 준법 경영, 윤리 경영, 환경 경영, 사회책임 경영을 기반으로 지속가능 경영을 추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인간존중 경영, 평생학습,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과 같은 우리 사회의 경영모델을 제시해 왔다. 
지속가능 경영은 유한킴벌리의 창립 이념이자 나아갈 방향이고, ESG를 통해 더욱 실천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라 설명할 수 있다. 
취임 후 2년간 ESG 경영체계와 실행조직을 구축할 뿐 아니라 회사의 비전과 어울리도록 정렬하고, 실행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 과정에서 회사 전반의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지표 충족률을 점검해 많은 부분을 보완했고 ESG 충족률도 전년 대비 많은 부분 상승한 결과를 도출했다. 
지속가능한 제품을 확대하는 일도, 경영조직을 더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만드는 일도, 소통과 정보공개를 더 투명하게 하는 일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지속하고 소외계층을 도와 소셜 임팩트를 강화하는 일도 모두 ESG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많은 시간 할애하고 있다. 소통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에 있어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우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서로 더 잘 이해하는 계기도 되지만, 그 과정에서 회사가 당면한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하는 기회도 되고, 멋진 아이디어나 미래의 방향성을 찾을 때도 있다. 
좀 더 과감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전 사우들과의 ‘1대 1 열린 소통’을 시작했고 현재 1,500여 명 중 705명과 만남을 가졌다. 가족 이야기부터 업무에 대한 고충, 회사의 미래에 대한 좋은 제안까지, 단순한 소통을 넘어 정말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있고 그 가운데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 
일상적인 업무회의 외에 경영진과 ‘Business Talks’, 젊은 리더들과 ‘Action Talks’, 그리고 MZ 세대들과는 ‘Future Talks’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 과정은 조직 내에서의 이해나 신뢰 구축과 같은 예측되는 성과 외에 상호간의 성장을 위한 자극, 세대차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

유한킴벌리는 ‘사원 경험’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긍정적인 사원 경험 실천을 위해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나.
조직에서 성장의 주체는 구성원이다.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생애 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구성원들이 그 기회를 바탕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 모두 가능하다.
새로운 업무와 학습, 사람과의 관계와 협업, 학습과 새로운 지식의 습득, 참여와 봉사 등 다양한 활동 속에서 누구나 성장의 기회가 있고, 개인에 맞는 성장의 길과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개인은 ‘Attract – Hire – Onboarding – Engage – Perform – Develop – Graduate’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각 단계별로 의미 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성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회사의 지원도 함께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한킴벌리가 성장을 중시한다는 것을 지원자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에 그 내용을 포함했고, On-boarding(온보딩) 기간에 본인의 성장계획(Focus Development Plan)을 작성해 리더와 구체적으로 상의하고, ‘성장 경험’은 본인의 업무 성과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조직 문화적 측면에서는 책임+, 협업, 민첩, 변혁의 핵심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일하는 방식과 즐겁게 일하는 문화를 활성화하고, 스마트 워크와 스마트 오피스를 구현해 사우들이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멘토/멘티 프로그램도 의미 있는 경험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거나 정부, NGO, 전문가와의 협력활동도 의미 있는 사원 경험과 성장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퇴직 전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 또는 원칙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당연히 사람이다. 새로운 도전과 성장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에서 시작된다. 기업의 가치가 성장에 있다면,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성장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그 결과가 성장을 이끈다고 생각한다.
성장을 위한 자신감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도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더 높은 도전정신을 품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장이 필수다. 기업에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 있게 바라보고, 고려하고, 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ESG 시대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성공적인 ESG 경영을 위한 조언도 부탁한다.
ESG는 항상 존재했고, 당연히 필요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행동해 왔던 것들이다. 단지 시대적인 요구에 의해 더 강조되고, 더 구체화되고, 더 많은 요구들에 직면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를 비전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ESG 시대에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 활발히 소통해야 하고, 더 투명해야 하며, 더 많은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 인권, 다양성과 포용, 공정과 동반성장, 고객만족, 개인정보 보호 등 그 동안 기업이 우선순위에 두지 않던 가치들도 모두 중요해지는 것이 ESG의 정신이다. 기업은 어떤 사회구성원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고, 많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책임 또한 더 강조되는 것이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제시된 수많은 평가항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기업이 어디에 관심을 둬야 하고, 시대적으로 어떤 책임을 요구 받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점점 기업의 울타리 너머로 확장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2030년까지 매출의 95%를 지속가능한 제품에서 달성한다’는 지속가능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는 어려운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reen Action Alliance’ 프로젝트를 출범하고 공급망 전반에 연계된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CJ제일제당 등의 기업과 MOU를 통해 협력을 시작했고 올해는 훨씬 더 많은 기업과 협업할 계획이다.

사진=김혜리 기자
사진=김혜리 기자

리더십도 ‘새로고침’이 필요하다. 이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뭐라고 생각하나.
소통과 변혁의 리더십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우리는 랜선으로 더 많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협업이나 창의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보다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조직 내에서 또는 조직과 조직 간 네트워크가 강하고 긴밀해지고 공유가치가 더 요구될수록 소통의 리더십은 더 중요해 진다. 
변혁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우리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변화에 앞서 가야 하며 때론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소통의 리더십, 변혁의 리더십은 더 창의적이고 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불확실성 속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이력은 귀감이 되고 있다. 동력이 있다면.
‘No Pains, No Gains(노력 없이 이득 없다)’란 경구에 공감한다. 어려운 일을 잘 극복하면 그로 인해 더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다. 
돌이켜 보면 성장 과정에서 성공 못지않게 많은 실패들을 경험해 왔다. 도전은 실패를 동반할 수 있지만, 성공은 도전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신념으로 많은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결과가 현재의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조직은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하고,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을 통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

리세션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어려운 시기다. 경영자와 인사담당자에게 올해 견지해야 할 자세를 조언해 달라.
기업 경영에는 숱한 어려움이 수반되기 마련이고, 유한킴벌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모두에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던 IMF 외환위기 때 유한킴벌리는 평생학습 기반의 4조 2교대를 도입해 일자리를 나누고, 지식근로자를 육성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이러한 도전적인 시도는 결과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스마트 워크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기민하게 대처하는 혁신의 바탕이 됐다. 
이러한 위기 극복 경험을 통해 유한킴벌리 구성원들은 ‘위닝 컬처(Winning Culture)’를 가질 수 있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의 성장을 통해 회사를 성장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구성원의 의미있는 성장 경험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고, 기회가 왔을 때 더 회사가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미래 청사진과 더불어 수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힌다면.
청사진은 ‘우리는 사람·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라는 비전에 담겨 있다. 유한킴벌리는 의미 있는 경험으로 성장한 구성원들과의 동반 발전을 통해 더 큰 미래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ESG 경영을 통해 유한킴벌리와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모든 이해관계자, 그리고 우리의 지구와 사회에 더 의미 있는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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