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재우 유한킴벌리 Employee eXperience 본부장
[특집] 인사담당이 답하다 - 2023 HR 전략

긍정적인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직원의 몰입도를 향상시켜 비즈니스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실증적 결과들이 나타남에 따라 최근 몇 년 새 직원 경험이 화두다. 우리 기업 중에도 이러한 가치를 빠르게 실천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업이 있다. 인사조직 부서명을 Employee eXperience(EX) 본부로 바꾼 유한킴벌리 이야기다.
이재우 유한킴벌리 EX 본부장은 “달라진 환경에 맞춰 인사조직이 장기적으로 조직에 어떤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부서명을 EX로 변경했다.”며 “입사에서부터 성과, 교육, 승진, 퇴사 등 임플로이 라이프사이클(Employee Life cycle)에서 구성원이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서 성장, 이를 통해 조직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올해 EX 부서의 미션”이라고 전했다. 
사람을 자원(Resource)으로 보는 HR에서 벗어나 조직의 중심으로 이해하는 EX로 전환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를 찾았다.

이재우 유한킴벌리 Employee eXperience 본부장. 사진=김혜리 기자
이재우 유한킴벌리 Employee eXperience 본부장. 사진=김혜리 기자

올해 유한킴벌리 EX본부가 역점을 두는 부분은.
지난해 7월 부서명을 EX본부로 변경했다. 달라진 환경에 맞춰 HR이 조직에 어떤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내린 결론으로, 궁극적으로 HR이 사람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과 방법을 고민한 네이밍이 EX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더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인사조직의 미션을 직원 경험에서 찾겠다는 의지로, 올해 EX본부가 집중하는 부분 역시 직원 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계속해서 보다 의미 있는 경험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채워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입사에서부터 성과, 교육, 승진, 퇴사(내부적으로는 졸업이라는 표현을 씀) 등 임플로이 라이프사이클(Employee Life cycle)에서 EX본부가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는 경험을 지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생각에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전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리더들의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하나의 조직문화로 자리잡는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를 주제로 리더 대상 교육에 힘쓰고 있다. 
HR을 Human Resource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듯 이제까지 조직의 구성원, 사람은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자원(Resource)으로 보는 관점이 컸다. 실제 어느 자리가 비면 어떤 사람을 넣어야 될까 식으로 일이 문제없이 돌아가기 위해 인사 조직이 그 중심에서 역할을 이행했다면, 조직 내 MZ 세대가 늘고 있는 현 상황에 맞춰 이제 인사조직은 구성원이 업무에 스스로 몰입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HR 방향이 역량 중심으로 리빌딩 되는 상황에 맞춰 특히 ‘의미 있는 경험’을 강조하고 있는데, 즉 구성원 개개인별로 다양한 도전적인 일들을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이를 통해 조직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올해 EX 부서의 미션이다.

채용 영역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채용 브랜드를 재정립해 나가고 있다. 구직자들 사이에 유한킴벌리의 어떤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있어 자체 웹사이트나 유튜브, SNS 채널을 통해 직무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상세히 소개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온라인 이커머스를 담당하는 직무의 구성원 일과를 소개하거나 인터뷰 형식을 빌려 직무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는 식이다.
면접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데 팀장, 임원이 최종면접을 보고 채용을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는 CEO가 최종면접에 참석,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피고 있다. ‘조직은 사람이 전부다’라는 최고경영자의 인재경영 의지가 반영된 내용으로 실제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빼놓지 않고 인재 채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계신다.
뿐만 아니라 면접이라는 것이 단순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지원자도 기업을 평가한다는 생각으로 설령 합격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지원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고 계신다.
면접 질문에도 변화가 있는데, 지원자의 역량을 확인, 과거 어떤 경험을 했고 그러한 경험이 입사해서 회사에서 어떻게 성과로 이어질지 등 구체적인 질문들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입사 100일을 맞은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CEO 참석하에 일종의 간담회를 갖는데, 이는 일 하면서 힘들었던 점, 좋았던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바로 개선, 구성원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성과관리에 주안을 두는 부분은.
성과관리는 크게 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연중(7월)에 중간 평가, 연말에 최종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월 feedback, feedforward 과정을 추가하고 있는데, feedforward는 말 그대로 일에 대한 과거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앞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리더가 멤버에게 제시하는 소통 방식이다. 
feedforward 방식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면, 몇 년간 이어진 팬데믹 이슈로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직원이 많았다. 실제 소통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돼  대책이 필요했다. 지난 일에 대한 평가로 부정적인 소통이 오갈 수밖에 없는 feedback은 최소화하고 앞으로 집중해야 할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feedforward 소통으로 보다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도입했다.
좋은 취지와 다르게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자칫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EX본부에서는 feedforward 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맥락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야 하는지 리더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말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질문을 던져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성과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다.
feedforward 역시 feedback의 범주에 들어가겠지만, 관점을 바꾸자는 데서 출발했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자는 것으로 조직문화에  영향력이 큰 리더의 생각, 관점을 바꿔 보다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보기 위함이다.
부서별 연간 목표를 세우는 데도 변화가 있는데, (여타 기업들도 비슷할 것 같은데) 한 부서의 KPI 설정이 다른 부서의 KPI 설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발생, 이로 인해 불필요한 노이즈가 생기는 점에 착안해 올해부터는 부서장들이 함께 모여 1년 KPI를 상호 공유하며 그 안에서 적절히 조율,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부서 간, 나아가서는 멤버 간 협업을 위한 기초 단계로, 장기적으로는 이 또한 보다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함이다.

사진=김혜리 기자

직원 경험 강화에 앞장서는 조직의 책임자로서 여타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무엇보다 관점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구성원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통해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간다는 믿음에 맞춰 관점을,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 특히 지금의 MZ세대들은 자신의 커리어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특성이 있다. 일을 통해 끊임없이 강점과 능력을 개발하길 원하고 조직이 그런 성장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일반적인 세대다.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의미 있는 다양한 경험과 충분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조직은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출근하고 싶은 회사, 그리고 지속 성장하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사담당자가 갖춰야 할 역량을 꼽는다면.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인사담당자는 communicator로서 회사 프로그램이나 조직의 정보를 전달함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특히나 하이브리드 근무를 포함한 재택근무가 일반적인 근무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부분의 역량은 더욱 중요하다.
가령 인사조직에서 새로운 제도나 프로그램 도입을 계획한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제도나 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하고, 전사 안내에 있어서도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배경과 취지에 대해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새로운 제도나 프로그램이 하나의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 
둘째는 인사담당자는 비스니스 파트너, 즉 조력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이는 현업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제때 필요한 조력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가급적이면 현업의 담당자들과 많은 소통을 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셋째는 변화관리자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제도가 아무리 많이 갖춰져 있어도 실제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필요한 구성원이 필요할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제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사부서 직원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제도를 활용, 변화관리자로서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제도 활용 뿐 아니라 인사담당자의 행동, 말투 하나하나가 구성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유한킴벌리 EX 본부가 더 노력할 부분은.
변화의 성공 여부는 리더들에게 달려있다. 리더의 생각, 말투, 행동 하나 하나가 조직문화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EX본부가 격무로 시간이 없는 리더들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다양한 교육을 요청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이들이 조직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생각과 행동, 관점을 바꾸는 데 계속해서 EX본부가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계속해서 리더들과 구성원들이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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