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 저자/前 ㈜LG 대표이사

약속이 취소되면 기뻐하는 사람,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에 더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으레 구석자리를 찾는 사람… 그렇다. 내향인, 이른바 MBTI(성격유형검사)의 I 유형의 사람들 특징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일하는 데도 소극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실제 채용공고에까지 MBTI가 등장, 모 기업이 ‘INFP(인프피)’ 유형은 지원하지 말아 달라는 공고를 내서 빈축을 산 바 있다. 스스로를 뼛속까지 내향인이라고 칭하는 조준호 前 ㈜LG 대표이사가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 작가는 “활발하고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을 잘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일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들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내 자전적 에세이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 이야기가 많은 내향인에게 세상의 온도와 타협하지 않고서도 담대하게 자신만의 궤도로 나아가며 성장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초고속 승진’, ‘최연소 임원’이라는 화려한 발자취 이면에 ‘온화하고 지혜로운 전략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조 작가를 만나 내향인으로 잘 사는 법에 대해 들었다.  

먼저 지나온 발자취와 더불어 근황을 소개해 달라.

1986년 LG그룹에 입사, LG전자와 그룹 본사를 오갔다. 부사장 시절엔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 겸 법인장으로서 휴대폰 개발부터 판매를 포함 사업 전체를 책임졌다. (주)LG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해외 영업, 전략 기획, 경영 혁신, M&A, 사업 구조조정, 사업 책임자 등 다양한 직분을 수행했다. 근황이라고 한다면, 내향인으로서 은퇴 후 삶에 더 없이 만족하며 살고 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책을 읽거나 쓰거나 하고 또 소싯적 로망이었던 가정용 로봇 개발에도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코딩을 직접 하며 기술을 익히는 시간이 마냥 행복하다. 당분간은 나만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만끽하고 싶다.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세상의 온도에 타협하지 않고 나만의 궤도로 조직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내 이야기 그리고 나와 비슷한 내향인을 위한 회사생활 안내서다. 나만의 방식을 유지하며 일을 잘하고 싶은데 답답함을 느끼고 있거나, 일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로, 40여 년간 회사원으로 겪은 기쁨의 순간과 고뇌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회사원들에게 도움이 될 말들을 모아 놓았다. 특히 나처럼 조용한 성향을 지닌 사람이 나만의 방식을 지키며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내고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 잘 담겨 있다. 물론 성공의 일화만을 담지 않았다. 업무 외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잘 이어가지 못해 마음 고생했던 신입사원 시절 이야기, 야심 차게 세계 최초의 모듈형 휴대폰 G5를 시장에 선보였지만 실패를 겪은 LG전자 MC사업본부장  시절 이야기 등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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